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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본소설

1의 비극 - 바로 나 때문에 아무 죄 없는 한 아이의 생명이 꺼지고 말았다

 
1의 비극
끝없이 산란하는 악몽, 구원 없는 반전 결말 우롱하고, 기만하고,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배신한다! 『1의 비극』은 1988년 『밀폐교실』로 데뷔해 2004년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로 각종 미스터리 문학상을 석권한 노리즈키 린타로의 본격미스터리로, ‘탐정 노리즈키 린타로 시리즈’의 네번째 작품이자 『요리코를 위해』와 『또다시 붉은 악몽』을 잇는 ‘비극 삼부작’의 두번째 작품이다. 가족의 비극을 통해 인간의 어둡고 이기적인 내면을 탐구하는 ‘비극 삼부작
저자
노리즈키 린타로
출판
포레
출판일
2021.06.22

1.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 노리즈키 린타로 (法月綸太郞)

1964년 일본 시마네현에서 태어났고, 교토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했다. 신본격파 작가인 아비코 다케마루, 아야쓰지 유키토 등과 함께 교토대학교 추리소설연구회에서 활동했다. 필명은 요시카와 에이지의 <나루토 비첩>에 등장하는 첩자 노리즈키 겐노조에서 따왔다. 1988밀폐교실로 에도가와 란포상 후보에 올랐고, 이후 시마다 소지 추천으로 데뷔했다.

 

(2) 1의 비극 차례

차례, 출처 알라딘

(3) 인물관계도 (출판사 제공)

인물관계도

2. 1의 비극

견실한 중견 광고회사에 다니는 야마쿠라 시로는 어느 날 아내의 전화를 받는다. 바로 아들 다카시를 유괴했다는 전화가 집으로 걸려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다카시는 감기로 인해 자신의 방에서 자고 있는데 유괴범은 다카시를 유괴했다는 전화를 당당하게 했다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온 시로는 유괴된 아이가 옆집의 동급생 도미사와 시게루인 것을 알게 된다. 사건은 이러했다. 같이 학교를 가기 위해 다카시의 집으로 온(다카시와 친한 시게루는 주로 뒷문으로 들어온다고 한다) 시게루는 감기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는 다카시의 엄마 가즈미의 말을 듣고는 할 수 없이 혼자 학교를 가다 유괴가 되었다는 것이다. 비록 자신의 아이가 아니나 자신의 아이로 오인하고 유괴가 되었기에 시로는 유괴범이 말대로 아이와 몸값을 교환하러 시도하지만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하여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탓에 결국 범인과의 접선에 실패하고 아이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온다. 이것이 거짓 가면을 쓴 이간의 이중성을 고발하는 고뇌하는 작가라고 소개된 노리즈키 린타로의 1의 비극의 사건이다.

 

1991년에 발표된 소설이기에 카폰, 공중전화 등 지금은 잘 쓰이지 않는 소재가 등장하고 등장하는 경찰 수사가 지금의 눈높이에 비하면 조금 구식 같기는 하지만 사건에 관계된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는 그것을 보완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사건의 초반 시게루의 엄마 미치코는 시로에게 당신이 시게루를 죽였다고 소리친다. 당연히 몸값을 전달하지 못했기에 자신의 아들이 주검이 되어 돌아온 상황에서의 외침으로 보았지만 그 다음 대목은 이렇다.

 

내가, 죽였다.

그렇다. 다름 아닌 내가 죽였다. 이유 불문하고, 바로 나 때문에 아무 죄 없는 한 아이의 생명이 꺼지고 말았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변명의 여지도 없다. 아니, 애당초 변명할 마음도 없다. 어른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하면 어쩐단 말인가.

나는 어린 도미사와 시게루의 생명을 빼앗은 범인을 용서하지 못한다. 동시에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마음속 깊은 곳 어딘가에 시게루의 죽음을 환영하는 자신이 똬리를 틀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미사와 시게루는 내 아들이다. (17-18쪽)

 

사건은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자신의 범인을 잡겠다는 생각을 한 시로의 시선을 따라서 진행된다. 그 와중에 독특한 인물이 등장한다. 경시청 형사의 아들이자 잘 팔리지 않는 추리 소설가로 소개되는 노리즈키 린타로이다. 작가의 필명이 그대로 등장인물로 등장하는 것이다. 시로가 지목하는 유력한 범인의 알리바이를 증명하기 위해 등장하는 린타로는 곳곳에서 시로가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는 것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어느 분야의 거장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책을 쓰는 경우는 종종 보았지만 미스터리 소설에서 그것도 추리 소설가라는 설정으로 작가가 등장하는 것은 처음 보았기에 나름 신선한 등장이었다.

 

이리저리 꼬인 등장인물의 관계도, 사건 해결의 힌트를 주는 작가의 이름으로 출연하는 등장인물, 초등학생 아이를 유괴한다는 있으면 안 되는 사건까지 소설을 읽는 재미를 주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건의 해결이 생각보다 허무했다는 것이다. 마치 풍선이 부풀다가 빵하고 터져야 하는 데 피식하며 바람이 빠지는 기분이랄까? 소설의 극적인 재미로 따지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거짓 가면을 쓴 인간의 이중성을 고발’한다는 작가의 소개를 생각해보면 일상생활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은 어떻게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것을 별 것으로 만드는 것은 사건의 당사자들의 선입견과 속단, 거짓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발표 된지 20년이 지났지만 지금에라도 번역이 되어 소개가 되었기에 재미있는 작가를 한 명 더 알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다음 이야기도 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 1의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