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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본소설

모르페우스의 영역 - 인공동면의 빛과 그림자

모르페우스의 영역

1.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 가이도 다케루 (海堂尊

의학박사이자 작가.  치바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고 외과의, 병리의로 활동했다. 병리학 전문의로서 오톱시 이미징Autopsy imaging’이라는 사후 화상 진단법 개념을 제창했으며, 이 진단법을 일본 사회에 도입하는 데 앞장섰다. 현재는 방사선 진단 및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일본 QST병원의 연구협력원으로 재직하면서 작가로서의 활동도 왕성하게 이어나가고 있다. 저서로는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나이팅게일의 침묵》, 《아리아드네의 탄환》, 《의학의 초보자》, 《제너럴 루주의 개선》, 《나니와 몬스터》, 《울트라 황금지구의》, 《모르페우스의 영역》, 《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등이 있다.

(2) 등장인물

사사키 아쓰시 - 어릴 적 망막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세계 최초의 인공 동면(콜드 슬립)’ 프로젝트에 참가한 소년으로 5년간 잠에 든 뒤 깨어나 미래 사회와 직면한다.

히비노 료코 - 동면 센터의 직원으로, 아쓰시를 돌보던 인물이다. 장기 동면 상태에 있는 사람의 인권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며, 아쓰시를 실험 대상으로 삼으려 하는 사회적 논리와 맞서 싸운다.

스텔스 신이치로 -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소속의 학자로, ‘동면 8원칙을 제창한 인물이다. 동면자들의 시민권과 인권에 대한 사회적 원칙을 설계했다.

 

2. 모르페우스의 영역 소개

최근에는 새로운 소설이 국내에 출간이 되지 않아 잠시 잊고 지냈지만 몇 해 전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만큼 자주 읽었던 작가가 가이도 다케루이다. 확실하진 않지만 대표작인 제너럴 루즈의 개선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의사인 소설의 주인공이 병원 근처에서 일어난 큰 사고로 인해 병원으로 몰려드는 환자를 취재하는 방송국 헬기를 보고서 닥터 헬기는 왜 뜨지 않는지 분통을 터뜨리는 장면이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의 모습과 겹쳐 보였었다..

 

그러던 중 인공 동면에 관한 기사를 보았다. 지금도 꾸준히 연구가 되고 있고 어느 정도 성과를 보고 있는 분야이다. 그런 분야에 대해 가이도 다케루도 소설을 쓴 적이 있다. 그리스 신화의 꿈의 신의 이름을 딴 모르페우스의 영역이다. 하지만 출판이 된 지10년이 넘은 책이어서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책도 많이 있지 않고 집도 크지 않은데 정리를 하지 않으니 어디에 있는지 알 도리가 없다. 절판된 지 오래된 책이고 나에겐 읽은 감상을 약간 적어 둔 메모밖에 없어 결국 도서관의 도움을 받았다. 도서관에서도 보존문고로 따로 보관하고 있었다. 처분이 되지 않은 게 신기할 만큼 낡아있었다.

 

가이도 다케루는 현직 의사이자 메디컬 미스터리 작가로, 의학과 사회 문제를 교차하는 소설을 주로 발표한다. 그의 소설은 단순한 범죄 소설이나 스릴러에 머무르지 않고, 과학기술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과 윤리적 고민을 전면에 내세운다. 인공 동면을 다루는 모르페우스의 영역역시 그러한 특징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3. 주요 줄거리

(1) 히비노 료코와 모르페우스의 만남

주인공 히비노 료코는 미래 의학 탐구 센터에서 근무하는 전임 시설 담당관이다. 그녀의 업무는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불치병 치료를 기다리며 콜드 슬립에 들어간 환자를 매일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료코가 돌보는 대상은 사사키 아쓰시라는 소년으로, 그는 과거 다른 작품 나이팅게일의 침묵에도 등장했던 인물이다.

 

아쓰시는 망막아종(레티노블라스토마)으로 오른쪽 눈을 잃은 아픈 과거를 지녔다. 그러나 의학적 희망이 존재하기에, 그는 인공동면상태로 5년을 보낼 예정이었다. 료코는 그를 단순한 환자가 아닌, ‘모르페우스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깊은 애정을 품고 지켜본다.

 

(2) 동면에서 깨어난 뒤의 위기

시간이 흘러 아쓰시는 마침내 동면에서 깨어난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단순한 회복의 기쁨이 아니었다. 동면 기술을 경험한 환자들은 사회적으로 시민권과 참정권을 박탈당하는 법적 제약을 마주해야 했다. 불치병에서 살아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가로 사회적 권리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런 부당함을 외면할 수 없었던 료코는 아쓰시가 새로운 삶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회는 여전히 그를 이방인처럼 대한다. 그녀는 스텔스 신이치로 교수와 논쟁을 벌이며, 아쓰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운다.

 

(3) 협력자들의 등장

료코가 아쓰시의 새로운 삶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가이도 다케루 세계관의 친숙한 인물들이 다시 등장한다. 소아센터 간호사 기사라기 쇼코, 피를 보기 싫어하는 만년 강사 다구치가 그들이다. 하지만 든든한 아군이 등장하다는 것은 대립하는 상대방이 거대하기 때문이다. 료코와 대립하는 소네자키 교수는 동면 기술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맡은 냉철한 현실주의자로서 기술의 발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드러낸다.

 

(4) 소설의 결말

료코는 아쓰시의 삶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아쓰시를 보호하기 위해 법의 허점을 이용한 전략적이고 감정적인 행동을 한다. 그녀의 결단은 단순히 한 소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권리를 보장 범위에 관한 사회적 질문과 맞닿아 있다.

또한 결말에서 인공동면 시스템의 기술 감독관 니시노는 이런 말을 한다.

 

“자기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는지 모르는 인간은 언젠가 그림자를 잃어버린다. 그러면 그 녀석은 좀비나 마찬가지다.”

 

아쓰시는 질병치료를 위해 단지 5년의 시간을 동면으로 보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의 인격과 권리에 관해 다양한 다툼이 일어난 것이다. 이는 인공동면이라는 어쩌면 곧 상용화가 될지도 모를 미래 의학 기술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 사회 제도의 모순, 그리고 인간 존재의 의미를 생각할 질문거리를 던져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