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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유럽소설

명상살인 3 - 살인으로 얼룩진 나를 찾기 위한 순례길

명상살인 3

1.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 카르스텐 두세 (Karsten Dusse)

독일 본(Bonn)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변호사며 수년간 방송 작가로 일했다. 무엇보다 유머에 관심이 많은 그는 독일 텔레비전상독일 코미디상을 여러 번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독일 방송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그림메상후보에도 올랐다. 최근엔 주로 도서를 집필하고 있다. 처음엔 법률 상식을 쉽게 풀어 설명한 법률가의 얄팍한 지식』 『권리 찾기등을 펴냈고 소설가로서는 2019년에 데뷔했다. 첫 소설 명상 살인은 출간 후 바로 독일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해 지금까지도 높은 순위를 지키고 있다. 이후 발표된 속편 명상 살인 21위를 차지한 후 장기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고, 명상 살인 3역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 차례

차례

(3) 등장인물

비요른 디멜 소설의 주인공으로, 잘나가는 프리랜서 변호사이자 사랑스러운 딸을 둔 아버지이다. 전작의 사건들 이후 조직을 통솔하고 있지만, 더 이상 살인을 하지 않고 명상과 자기 발견을 위해 산티아고 순례길에 나서게 된다.

요쉬카 브라이트너 - 비요른의 심리상담사이며 명상 전문가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를 것을 권유하며 비요른의 정신적 성장과 위기 극복을 도와준다.

드라간 - 비요른이 전작에서 살해한 폭력조직의 두목으로, 여전히 비요른의 삶에 그림자로 남아 있다. 그의 조직원들과 비요른의 관계도 3권까지 이어진다.

카타리나 - 비요른의 전 부인이며, 온라인에서 만난 올라프 폰 루케펠트와 교제 중이다.

올라프 폰 루케펠트 카타리나와 교제중인 사업가로 비요른의 고객이었던 인물이다.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비요른에게 열등감을 느낀다.

2. 명상살인 3 ㅡ 익명의 순례자

(1) 개요

소설의 제목부터가 독자를 끌어당긴다. ‘명상살인이라는,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단어가 한 자리에 놓여 있다. 명상은 내면의 평화, 살인은 극단적인 폭력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모순적 조합은 의외로 강한 흡입력을 만들어낸다.

 

명상 살인 3 익명의 순례자는 카르스텐 두세의 블랙코미디 3부작 중 마지막 이야기다. 전작들에서 주인공 비요른 디멜은 번듯한 변호사이자 아버지이면서도 뜻하지 않게 범죄조직의 리더로 얽혀 들어가고, 그 과정에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단순한 범죄 소설의 틀을 벗어나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는 무대를 통해 인생과 죽음, 그리고 나 자신을 성찰하는 철학적인 여정을 그려낸다.

 

(2)  중년의 위기와 생일 파티

주인공 비요른 디멜은 성공한 변호사이자, 이전 책들에서처럼 마피아 조직의 실제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45세 생일을 앞두고 중년 위기를 겪고 있으며 아내 카타리나와는 육 개월 전 이혼을 한 상태이다. 친구나 사생활이 거의 없는 그는 생일 파티를 마피아 조직원들과 함께 치른다. 그의 생일 파티를 함께 한 이들은 비요른의 손에 사망한 조직의 두목 드라간의 운전수였으나 지금은 유치원 원장이 된 사샤, 고급 에스코트 서비스 회사를 맡고 있는 전직 콜걸 칼라, 공식적으로 경호업체이지만 비공식적으로 무력을 동원해 일을 해결하는 전직 직업군인 발터, 마약사업을 물려받은 스타니슬라브 등 비즈니스로 엮인 인물들이다. 그마저 비요른은 자신의 생일이라고 밝히지 않고 파티를 즐긴다. 하지만 억지로 치른 생일 파티마저 사고로 얼룩지자, 그는 결국 명상 선생 요쉬카를 찾아가게 된다.

(3) 순례길의 권유

요쉬카는 그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을 제안한다. 그는 자신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이유로 순례길을 제안하는데 자신을 관찰해야 한다는 것을 사과를 관찰하는 것으로 비유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사과에 대해 정말 무언가를 알고 싶다면 사과 상자에서 꺼내 자세히 관찰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과를 진정으로 묘사하는 사항들을 철저하게 볼 수 있어요.

당신이 누구인지 정말 알고 싶다면 우선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정의하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오직 자기 자신으로 스스로를 정의하세요. (78쪽)

 

자신을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정의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관찰하라 조언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4) 순례의 시작돠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비요른은 순례길에서 여러 인물들을 만난다. 전직 검사이자 말기암으로 생을 마무리를 위해 순례길을 찾은 롤란트, 플로리스트 엘비, 그리고 의심스러운 인물 클라디까지 다양하다. 특히 클라디는 순례자들의 고백문을 빌미로 협박을 일삼으며 비요른의 경계심을 자극한다.

 

본격적으로 순례길에 오른 비요른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다. 여행길에서 롤란트가 저격당하고, 엘비가 독살당하면서 비요른은 자신이 누군가의 표적임을 깨닫는다. 순례는 더 이상 성찰의 길이 아니라 생존 투쟁으로 변한다.

(5) 생존과 깨달음

순례길의 고난은 비요른에게 '자신을 찾는' 과정이 되지만, 동시에 생존 투쟁으로 변질된다. 그는 과거의 삶이 충분히 명상적이지 않았음을 반성하며, 여정 중에 여러 반전을 겪는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생존의 위협 중 자신을 노리고 있는 이를 알아챔과 동시에 비요른은 위기에 빠지게 되지만 전처인 카타리나의 도움으로 그 위기를 빠져나오며 순례의 길과 명상살인3의 이야기가 끝이 난다.

3. 마치며

(1) 블랙코미디적 아이러니

명상 살인 3』에는 잔혹한 살인 장면과 명상적 깨달음이 공존한다. 그렇기에 웃으면서도 씁쓸한 통찰을 마주하게 된다. 단순히 범죄와 폭력을 다루는 소설이 아니라 곳곳에 흩뿌려진 명상에 대한 조언이 사건의 전개와는 별개로  깊은 사색을 요구한다.

 

예컨대 요쉬카의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자신을 정의하지 말라는 말은 나에게도 적지 않은 생각을 던져 주었다. 우리는 흔히 누군가의 가족’,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자신을 설명한다. 하지만 그것을 벗겨냈을 때, 진짜 나는 누구인가?

 

물론 잔인한 장면들이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다. 특히 넷플릭스로 제작된 드라마 버전과 비교하면, 글로 읽을 때는 상상력이 더해져 오히려 잔혹하게 다가올 때가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블랙코미디 특유의 가벼움과 유머가 긴장감을 중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