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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본소설

십계 - 살인범이 누구인지 알아내려 하지 말 것

 
십계
유키 하루오의 『방주』, 『교수상회』를 선보였던 블루홀식스가 이번에는 『십계』를 출간한다. 블루홀식스는 창립 이래 매년 미스터리, 추리소설 출판 종수가 압도적 1위인 출판사이다. ‘나가우라 교’, ‘미키 아키코’, ‘아사쿠라 아키나리’, ‘하야사카 야부사카’, ‘후루타 덴’ 등 국내 미출간 작가들의 작품들과 국내에서 아직 인지도가 없었던 ‘오승호’(고 가쓰히로), ‘유키 하루오’, ‘우사미 마코토’ 의 작품들을 블루홀식스의 사명(使命)으로 알고 출간하여 왔다. 특히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들을 시리즈별로 꾸준히 출간하여 나카야마 시치리는 현재 국내에서는 일본을 대표하는 인기 작가가 되었다. 이 또한 블루홀식스 출판사만의 성과이자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십계』는 유키 하루오의 『방주』의 세계관을 이어가는 클로즈드 서클물이다. 『방주』를 뛰어넘는 반전이 가히 일품인 수작이다.
저자
유키 하루오
출판
블루홀식스(블루홀6)
출판일
2024.07.08

 

1.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 유키 하루오(夕木春央)

2019교수상회의 후계인으로 제60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하고, 같은 해 교수상회로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MRC 대상 2022’을 동시 수상, ‘2023년 본격 미스터리 10’ 2,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4위를 기록하며 극찬을 받은 방주, 다이쇼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시계도둑과 악인들, 『샬로메의 단두대등이 있다.

 

(2) 사건의 무대가 되는 에다우치지마섬

37쪽 인용

2. 십계

외부와 단절된 고립된 장소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클로즈드서클의 형식을 지닌 방주를 선보인 유키 하루오의 성서 삼부작 중 두 번째 이야기가 바로 십계이다. 이 역시 고립된 외딴섬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어 클로즈드서클물처럼 보이나 전작인 방주와는 사뭇 다른 환경이 펼쳐져 옮긴이는 이른 ‘역클로즈드서클물’이라고 부른다.

 

사건의 무대가 되는 곳은 에다우치지마섬으로 작중 화자인 오무로 리에의 큰아버지가 소유한 무인도이다. 리에의 아버지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큰아버지 오무로 슈죠는 젊은 시절 주식투자 성공으로 많은 재산을 모아 본토와 제법 많이 떨어져 있는 무인도를 구매하여 집과 인프라 정비 후 섬 전체를 개인 별장처럼 사용하고 있었다. 예대를 목표로 삼수 중인 주인공 오무라 리에는 초등학교 때까지 종종 섬으로 놀러 갔으나 중학교로 진학을 하고 동아리 활동이 바빠져 큰아버지와 만남이 뜸해졌다고 한다. 그런 큰아버지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 섬의 처분을 의논을 할 겸 바람을 쐬기 위해 관광 개발, 건설 회사, 부동산 회사 사람들과 함께 일박 이일의 일정으로 섬을 향해 떠난다.

 

무인도인 에다우치지마섬에 총 아홉 명의 등장인물이 하루를 보내기 위해 온다는 설정이 사건의 냄새를 물씬 풍기게 만들었다. 등장인물은 관광 개발 사와무라 씨와 젊은 여자 인턴 아야카와 씨, 건설 회사의 사장 50대 남자 구사카 씨와 마흔 살 전후의 여자 건축사 노무라 씨, 부동산 회사 30대 초반 남자 후지와라 시, 40대의 중년 남자 오사나이 씨, 큰아버지의 지인 야노구치와 아버지, 리에까지 아홉 명이다.

 

오랜만에 찾은 섬이지만 나름 정비가 잘되어 있어 일행들은 그럭저럭 만족을 하며 시설을 돌아보는데 방갈로에서 폭탄을 제조한 흔적을 찾으며 상황은 악화되어 간다. 그리고 다음 날 일행 중 한 명이 살해를 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사건과 동시에 일행에게는 범인이 보낸 메시지가 현관문 앞에서 발견된다. 그 메시지에는 10가지 하지 말 것이 적혀있는데 구체적으로 사흘간 섬을 떠나지 말고, 섬의 상황을 외부에 전달하지 말고, 통신 수단을 소지하면 안 되고, 침실 하나당 한 명씩 머물며 범인을 누구인지 알아내지 말 것을 주문한다. 열 가지 항목을 지키지 않으면 방갈로에 있는 폭탄이 폭발한다고 협박을 한다. 소설의 제목이 왜 십계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그 사흘 동안 또 다른 살인 사건이 일어나며 범인의 또 다른 메시지도 함께 발견된다.

 

살인범과 같은 공간에 있지만 범인을 밝히면 안 되는 상황이기에 옮긴이는 이를 ‘역클로즈드서클물’이라고 칭한다. 하지만 섬에 있는 사람들은 모종의 방법으로 살인범과 의사소통도 하면서 사흘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그 과정을 1인칭 화자인 리에의 눈으로 보고 있으면 스릴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전작인 방주와는 달리 마지막 반전이 아쉬웠다. 범인과 함께 생활을 하지만 범인을 밝히면 안 되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까지는 새롭게 느껴졌으나 섬을 빠져나오는 배 위에서 밝혀지는 사건의 진상이 너무 밋밋한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새로운 형식의 미스터리 소설을 찾는 이에게는 좋은 시도가 될 수 있는 십계였다.

 

3. 더 알아보기

(1) 범인의 지시서, 일명 십계 (88-89쪽 인용)

이 글을 발견한 사람은 섬 동북동쪽으로 가서 벼랑 아래에 있는 오사나이의 시체를 확인할 것. 확인하자마자 섬에 있는 사람을 모두 모아서 다음 항목을 지킬 수 있도록 합의해야 한다.

 

1. 섬에 있는 사람은 오늘부터 사흘간 결코 섬을 떠나지 말 것.

2. 살인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물론 섬의 상황을 외부에 전달하지 말 것. 당연히 경찰 신고도 금지.

3. 배의 도착을 사흘 후 동틀 녘 이후로 미루고, 각자 가족이나 관계자에게 사흘 늦게 돌아간다고 연락할 것. 연락할 때 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리지 않되 의심받지 않도록 노력할 것.

4. 통신 수단은 소지 금지. 스마트폰을 전부 회수해 용기에 넣어서 봉인하고, 꼭 필요한 상황에만 모두의 합의를 얻어서 사용할 것.

5. 외부에 연락할 때는 서로 감시할 것. 메일이나 SNS에 쓰는 글은 내용을 다 함께 확인하고, 통화는 내용이 모두에게 들리도록 할 것. 섬에 머무는 이유를 외부인이 의심하지 않도록 필요한 내용만 전달할 것.

6. 섬에서는 여러 명이 30분 이상 모여 있지 말 것. 30분이 지날 때마다 최소 5분은 자리를 떠나서 혼자 있을 것.

7. 카메라, 녹음기 등을 사용해 섬에서 발생한 일을 기록하지 말 것.

8. 침실 하나당 한 명씩 머물고, 다른 사람의 방을 찾아갈 때는 꼭 문을 두드릴 것.

9. 탈출 또는 지시의 무효화를 시도하지 말 것.

10. 살인범이 누구인지 알아내려 하지 말 것. 정체를 밝혀내려 하거나 살인범을 고발하지 말 것.

 

이상의 항목을 지키지 못했을 시, 작업장에 있는 폭탄의 기폭 장치가 작동한다. 그때는 모두 죽은 목숨이다. 이 들은 내용을 베낀 후에 소각 처분할 것.

 

(2) 성서 3부작

작가는 성서를 모티브로 3부작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한다. 전작인 '방주'와 '십계'에 이어 다음 작품은 '낙원'으로 밝혔다. 

 

 

방주 - 우리는 살인보다 훨씬 큰 위기에 봉착했다

방주블루홀식스는 창립 이래 매년 미스터리, 추리소설 출판 종수가 압도적 1위인 출판사이다. ‘나가우라 교’, ‘미키 아키코’, ‘아사쿠라 아키나리’, ‘저우둥’, ‘하야사카 야부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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