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자
- 미야베 미유키
- 출판
- 문학동네
- 출판일
- 2022.01.20
1.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 미야베 미유키 (宮部みゆき)
1960년 일본 도쿄, 후카가와에서 태어났다. 스물세 살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해, 이 년 동안 고단샤 페이머스 스쿨 엔터테인먼트 소설 교실에서 수학했다. 1987년에 올 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을 받은 단편《우리 이웃의 범죄》로 데뷔했다. 그 후《마술은 속삭인다》(1989)로 일본추리서스펜스대상, 《용은 잠들다》(1991)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화차》(1993)로 제6회 야마모토슈고로상, 《가모우 저택 사건》(1997)으로 일본 SF대상을, 《이유》(1999)로 나오키상, 《모방범》(2001)으로 마이니치 출판대상 특별상, 《이름 없는 독》(2006)으로 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을 수상하며, 명실 공히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로 군림한다.
(2) 등장인물
① 오가타 마사오 - 중학교 2학년 남학생으로, 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평범한 학생이지만 호기심이 많고 정의감이 강해 사건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같은 반 친구인 구도를 짝사랑하고 있다.
② 시마자키 도시히코 - 마사오의 단짝 친구로, 이성적이고 박학다식한 성격이다. 마사오와 함께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역할을 한다.
③ 구도 구미코 - 마사오가 짝사랑하는 여학생이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사촌언니 아키코와의 관계로 인해 사건에 깊이 연루된다.
④ 모리타 아키코 - 구도의 사촌언니이자, 사건의 피해자이다. 가정불화로 집을 나온 뒤 미성년자 성매매 조직(일명 '회사')에 연루되었으며, 구도에게 접근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건이 복잡해진다.
2.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
‘가을밤에 벌레 울음소리를 듣는 모임’
실제로 있다면 참석해보고 싶은 운치가 넘치는 모임이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의 배경이 된다. 구체적으로 시라카와 정원으로 불리는 도립 정원 공원에서 개최되는 이 행사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을 다룬다.
평범한 중학교 2학년 소년 오가타 마사오는 ‘가을밤에 벌레 울음소리를 듣는 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공원으로 향한다. 하지만 누구도 못 말린다는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벌레 울음소리를 듣기 위해 공원에 간다는 것은 가운데 무언가 큰 연결고리가 빠져 보인다. 사실은 이렇다. 남몰래 반 친구 구도 구미코를 짝사랑하고 있는 오가타는 구도 가족이 그 행사에 참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곳에 간 것이다. 전통복 차림의 구도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하지만 그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원에서 젊은 여성이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오가타는 정신없이 사건 현장으로 뛰어가고 그곳에서 그 여자가 구도라는 자신의 친구라고 진술한다. 그렇게 사건이 시작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다음날 집으로 구도의 전화가 오면서 오가타의 생각은 여지없이 깨진다. 사건의 피해자는 구도의 사촌언니인 스무 살의 모리타 아키코였던 것이다. 사촌인만큼 구도와 닮은 점이 있어 오가타의 오해는 발생한 것이다. 이 충격적인 사건을 계기로 오가타와 그의 단짝 친구인 시마자키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조사 과정에서 미혼모인 엄마와의 가정불화로 집을 나온 아키코는 ‘회사’라 불리는 미성년자 성매매 조직에 연루되어 있었으며, 새로 일할 사람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구도에게 접근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로 인해 구도 역시 경찰 조사와 주변의 의심을 받으며 큰 충격에 빠진다. 오가타와 시마자키는 친구를 돕기 위해, 그리고 자신들이 직접 겪은 현실의 어두운 면을 이해하기 위해 사건의 실체를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오가타와 시마자키는 중학생의 눈으로 본 어른들의 세계의 이면을 바라보게 된다. 이는 시마자키의 생각을 오가타의 입으로 전해지는 것이긴 하지만 그들이 본 세상은 순수함과는 거리가 먼 현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모두 ‘익명의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익명으로는 뭘 해도 상관없다. 또한 익명인 자의 행동은 뭐든 ‘그런가보지’하고 넘어가버린다. 내가 느낀 것처럼 ‘왠지 소설 속 얘기 같다’고 중얼거리며 잊어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너무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세상의 일부와 가까스로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는 것이다. (84쪽)
결국 오가타와 시마자키는 어른들의 세계에 존재하는 복잡한 이해관계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마주하게 되며, 자신들이 지켜온 우정과 신뢰, 그리고 세상에 대한 믿음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럼에도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라는 제
목에 맞는 오가타에게 닥친 결말은 씁쓸하기만 한다.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오가타는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불현듯 아키코 씨의 어머니 – 구도의 이모이자 구도 어머니 언니인 사람이 미혼모였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것이 곧바로 ‘나쁘다’고 단정해버리는 경향이 다른 사람도 아닌 나 자신 안에도 잠들어 있다는 것을. (107쪽)
진실을 알기전 속단해 버리는 선입견의 위험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아무리 통계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추론이라고 해도 언제든 블랙 스완은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은 국내에 최근 출판되긴 했으나 일본에서는 1995년에 출판된 소설이다. 때문에 1990년대 일본 사회의 그늘, 특히 청소년이 쉽게 범죄에 노출되는 구조적 문제와 사회적 무관심이 잘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는 십 여 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인터넷과 휴대전화도 보편화되지 않은 시절임에도,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어떻게 범죄에 휘말릴 수 있는지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미스터리와 성장소설의 요소가 결합되어, 마사오가 사건을 통해 세상의 복잡함과 인간의 약함, 선의의 가치를 깨달아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오가타에게는 안타깝게 마무리되지만 그를 응원하고 싶게 만드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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