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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중화소설

망내인 - 네트워크에 사로 잡힌 사람들

망내인

1.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 찬호께이 (陳浩基)

홍콩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홍콩 중문대학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했다. 2008잭과 콩나무 살인 사건으로 제6회 타이완추리작가협회 공모전 결선에 올랐고, 이듬해 푸른 수염의 밀실1위를 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1기억나지 않음, 형사로 제2회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상을 받았다. 201513·67로 타이베이 국제도서전 대상을 수상하며 중화권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로 부상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망내인》 《마술 피리》 《디오게네스 변주곡》 《염소가 웃는 순간》 《풍선인간》 《스텝(공저) (공저) 등이 있다.

 

(2) 등장인물 

어우야이 어우야원(샤오원)의 언니로,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평범한 여성으로 외골수로 불릴 만큼 내성적이고 독립적인 성격을 가졌으며,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다소 거리를 두는 편이다. 동생 샤오원과의 관계는 그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샤오원의 죽음 이후 복수와 진실 규명을 위해 행동을 시작한다. 중국에서 이름 앞에 흔히 붙여 쓰는 ’,‘샤오등에 따라 주로 아이로 호칭된다.

② 어우야원 – 열다섯 살 여중생으로 어우야이의 동생이다, 지하철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로 지목되었다가 익명 게시글로 인해 성추행을 꾸며냈다는 비난을 받는다. 이로 인해 심각한 온라인 괴롭힘과 마녀사냥을 당한 뒤 아파트 22층에서 투신자살한다.

아녜 - 신비에 싸인 천재 해커이자 탐정으로 정체가 모호하고 괴팍한 성격이다. 일반적인 탐정사무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뛰어난 해킹 기술과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인터넷상의 흔적을 추적하며 사건의 진상을 파헤친다. 사건 해결을 위한 아이의 집념에 그녀의 의뢰를 받아들이다.

스중난 - 지티넷(ZTNet)이라는 소규모 IT 회사의 기술 담당자로 개인적인 성공과 명예를 추구하는 야심가이다. 미국의 유명 IT 기업 임원인 스투웨이와의 접촉을 통해 자신의 커리어를 한 단계 끌어올리려 한다.

스투웨이 - 미국 IT 기업인 SIQ의 창립자로 지티넷에 투자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한다. 성공한 IT 업계 리더로, 스중난과 같은 인물들에게는 기회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2. 망내인

(1) 옮긴이의 말 중에서

『망내인』은 사실 두 가지 이야기를 합친 작품입니다. 그래서 마치 두 권의 책을 합친 것처럼 길어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705쪽)

 

소설이 끝이 나고 옮긴이의 말에서 눈에 띄는 문장이다. 이어 옮긴이는 아이가 동생 샤오원을 죽인 범인을 찾는 이야기와 찾아낸 범인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망내인700쪽이 넘는 긴 이야기이기에 이렇게 두 가지 이야기로 구분하는 것이 수긍이 가긴 하지만 겉보기에는 주인공 아이가 해커 탐정 아녜의 도움으로 범인을 찾는 이야기와 성공지향적인 개발자 스중난과 사업가 스투웨이와의 만남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이렇게 두 가지 구분도 가능해 보였다. 찬호께이의 소설 망내인의 긴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진다.

 

(2) 사건의 발단

도서관에서 근무를 하는 어우야이(이하 아이’)는 홍콩 이민자 2세인 부모님 밑에서 동생과 함께 성장한다. 어디든 이민자에게 대한 대우는 그리 좋지 않는 법이어서 그녀의 아버지는 지게차를 모는 일을 하다 바다로 추락하는 사고로 세상을 떠나지만 교묘한 회사 측의 눈속임으로 보상을 받을 수는 없었다. 이어 생계를 책임지는 어머니도 일찍 세상을 떠나 아이는 대학을 포기하고 일을 하며 동생 어우야원(이하 ‘샤오원’)와 함께 살아간다. 그녀에게는 유일하게 남은 가족인 샤오원이 가장 중요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에 자신의 아파트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목격한 아이는 동생 샤오원이 22층에서 뛰어내렸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이렇게 망내인은 열다섯 살 여중생 샤오원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샤오원은 지하철에서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익명의 온라인 게시글로 인해 오히려 그녀가 성추행을 꾸며냈다는 비난을 받는다. 이로 인해 심각한 사이버불링과 마녀사냥의 대상이 된 샤오원은 결국 홍콩의 한 아파트 22층에서 뛰어 내린 것이다. 경찰은 이 사건을 샤오원의 자살로 매듭짓지만 그녀의 언니인 아이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3) 아이의 의뢰와 아녜의 등장

아이의 동료는 그녀에게 탐정인 자신의 외삼촌을 소개하고 그는 아이에게 탐정들의 탐정으로 불리는 신비한 해커 아녜를 소개한다. 아녜는 괴팍한 성격과 탁월한 해킹 기술을 가진 인물로, 일반적인 탐정과는 달리 인터넷의 디지털 흔적을 추적해 사건을 해결한다. 처음에는 아이의 의뢰를 거절하지만, 샤오원의 죽음에 얽힌 사건의 복잡성과 인터넷상의 익명성이라는 요소에 흥미를 느끼고 결국 수사에 뛰어든다. 아이는 아녜에게 샤오원의 죽음이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 누군가의 악의적인 개입이 있었음을 증명해 달라고 요청한다. 이로써 두 사람은 샤오원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4) 샤오원을 죽음으로 내몬 인터넷 마녀사냥

아녜는 샤오원을 비난한 익명 게시글의 출처를 추적하며 인터넷 포럼과 소셜 미디어의 데이터를 분석한다. 그는 샤오원의 사건이 단순한 개인적 비난이 아니라,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조작의 결과일 가능성을 발견한다. 샤오원이 인터넷에서 조리돌림을 당하게 된 게시글은 그녀를 성추행했다는 인물의 조카라고 밝힌 인물이 쓴 익명게시판에 글인데 그 게시글을 쓴 이는 그전에도 그 후에도 글을 올리지 않았으며 심지어 그 성추행범은 형제가 없어 조카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아녜는 게시글의 배후에 누군가 의도적으로 샤오원을 타깃으로 삼았음을 알아낸다. 익명성 뒤에 숨은 군중심리와 악의가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만나면 어떤 폭발성이 일어나는지 여실하게 드러난다. 아이는 동생의 죽음이 단순한 오해가 아니라 누군가의 계획된 공격이었음을 깨닫고 복수심에 사로잡힌다.

 

(5) 또 다른 이야기, 스중난의 야망

망내인은 아이가 범인을 찾는 이야기와 병행하여 지티넷이라는 소규모 IT 기업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티넷의 기술 담당자 스중난은 자신의 커리어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의 거대 IT 기업 SIQ의 창립자인 스투웨이와 접촉한다. 스중난은 야심가로, 자신의 기술과 지티넷의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을 거두려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는 윤리적 딜레마와 마주하고, 그의 선택은 소설의 주제인 기술과 인간성의 갈등을 부각시킨다. 스투웨이는 스중난에게 기회를 제공하지만, 그의 의도와 행동은 모호하게 그려지며, 기술 산업의 경쟁과 권력 다툼을 상징한다. 이 이야기는 아이와 아녜의 조사와 간접적으로 얽히며, 인터넷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더욱 강조한다.

 

(6) 그래서 범인은?

아녜의 조사는 점차 샤오원의 죽음에 얽힌 복잡한 네트워크를 드러낸다. 그는 샤오원을 비난한 게시글이 특정 IP 주소와 계정에서 시작되었으며, 이들이 단순한 개인이 아닌 조직적 움직임과 연관되었음을 알아낸다. 아이는 이 과정에서 동생의 죽음에 대한 감정적 고통과 마주하며, 복수와 정의 사이에서 갈등한다. 아녜는 냉철한 분석으로 사건의 퍼즐을 맞춰가지만, 그의 괴팍한 성격과 아이의 감정적 접근은 종종 충돌한다. 하지만 결국 아녜의 번뜩이는 재치로 인해 샤오원을 죽음으로 내몬 범인의 윤곽이 밝혀진다. 그리고 아녜는 자신의 이름의 기원을 밝힌다.

 

“나는 인터넷 세상에서 ‘네메시스’라고 불립니다. 그래서 아녜라는 이름이 붙었죠. 첫 글자를 따서” (418쪽)

 

아녜는 아이에게 사오원의 복수를 제안한 것이다.

 

(7) 복수의 끝

범인을 찾은 아이는 아녜에게 복수를 의뢰하게 되고 아녜는 범인을 서서히 궁지로 몰며 범인이 자연스럽게 자살을 기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던 아이는 아녜가 찾아 준 페이스북의 비공계 계정으로 남긴 샤오원의 마지막 글과 그녀가 핸드폰에 남긴 언제 찍은지도 모를 가족사진을 보면서 복수를 단념한다. 복수를 단념한 아이의 모습을 묘사한 대목이다.

 

자신의 비참한 운명을, 불행을 타인에게 전가한다면 다시는 행복할 수 없을 것 같다. 복수는 오히려 불행을 지속시키고 또 다른 형태로 세상에 원한을 남겨놓을 뿐이다. (625쪽)

 

이렇게 이야기의 하나가 막을 내린다. 남은 이야기는 스중난과 스투웨이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8) 이야기 끝

샤오원의 죽음의 이면에 대해 알게 되었지만 복수를 단념한 아이의 이야기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지티넷의 엔지니어 스중난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망내인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도 이 후반부이다. 인터넷 시대의 마녀사냥과 익명성의 폐해를 날카롭게 파헤치는 과정을 그리는 소설의 두 이야기가 후반부에서 억지로 합쳐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건이 해결되고 나서 아녜는 아이에게 사건의 진정한 진실에 대해 설명을 하는데 이는 작가가 독자에게 사건의 이면을 설명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매끄럽게 마무리가 되지 않는 것 같기도 했다.

 

망내인(網內人, in the net)이라는 제목에서 잘 드러나듯이 익명이라는 벽 뒤에서 인터넷으로 무장한 군중심리가 개인을 어떻게 무력화시키는지 잘 드러낸 이야기이다. 소설이 출판된 때보다 몇 년이 더 흘렀기에 이제는 그 망이 없다면 생활이 불가할 정도로 그 망은 더욱 촘촘해지고 더 견고해졌다. 그렇기에 개인을 옭죄는 마녀사냥의 망이 아니라 스파이더맨이 뿜어내는 활인의 망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