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일본소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상처를 쓰다듬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가족에 대한 여섯 편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으로, 삶의 애환과 따뜻한 유머가 공존하는 오기와라 히로시의 세계가 집대성된 결정적인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나오키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담아내며 허황되지만은 않은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저자만의 온화하지만 날카로운 시선을 엿볼 수 있는 단편집이다. 유명 배우와 저명인사들만 관리했던 소문의 이발사. 이제 인적 드문 바닷가에서 커다란
저자
오기와라 히로시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출판일
2017.05.19

1.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 오기와라 히로시 (荻原 浩)

1956년 사이타마 현에서 태어나 세이조 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광고회사를 거쳐 프리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다가 아무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나의 문장을 쓰고 싶다라는 마음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1997년 처음으로 쓴 장편소설 오로로 콩밭에서 붙잡아서가 제10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다. 미스터리, 시대, 가족, 호러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테마에 도전해온 오기와라 히로시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소중한 기억을 잃어가는 50대 중년 남성을 그린 내일의 기억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가히 신드롬을 일으켰고 야마모토 슈고로 상과 서점대상 2위를 차지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공히 인정받았다.

 

(2) 차례

차례, 출처 알라딘

 

2.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생각나는 것은 호빵뿐 아니라 가족이다. 같이 살고 있더라도 혹은 따로 살고 있더라도 가족으로 묶여 있다면 부쩍 추워진 날씨 덕에 안부도 물으며 따뜻한 겨울을 날 준비를 한다. 그것이 이 땅에 태어나 가장 처음 맺는 가족이라는 관계이다.

 

나오키 상을 받은 오기와라 히로시의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그런 가족의 관계를 다룬 6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각기 등장하는 인물이 다르고 다루는 주제도 다르지만 모두 한 번씩은 겪어 봄직한 가족이라는 서먹한 관계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단편인 만큼 좀 더 재미있게 본 편도 있고 조금 아쉬운 편도 있었다.

 

남편과의 다툼을 그린 ‘멀리서 온 편지’나 학대를 당한 아이의 탈출을 그린 ‘하늘은 오늘도 스카이 편은 조금 아쉬웠다. 반면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편은 딸을 잃은 부부의 심정을 그린 ‘성인식’이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외동딸을 교통사고로 먼저 보내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부부는 5년이 지나 딸의 또래가 성인식을 할 나이가 되자 딸의 성인식을 대신 가기로 하는 내용의 단편이다. 무려 20년이나 지나 자신들의 성인식이 아닌 딸의 성인식을 딸을 대신해 가려는 결심을 하기까지 심정을 담담히 그리고 있다.

 

성인식에서 부부가 죽은 딸인 스즈네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우리 부부는 둘이서만 즐기고 웃는 것을 죄악처럼 여기고 있었다.

몇 년에 걸쳐 조금씩 웃고, 취미 생활도 챙기고, 반찬이 맛있다고 느끼고, 술에 취하고 별 느낌 없이 텔레비전을 보고, 그럴 수 있게 되었는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마음의 아픔은 시간이 해결해준다. 흔히들 하는 말이다. 그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앞으로 몇 년이 지나야 해결될 수 있을까. (성인식 중에서)

 

배우자를 먼저 보내면 홀아비나 과부, 부모가 없으면 고아라고 지칭하는 말이 있지만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를 가리키는 말을 없다고 한다. 한 단어로 그것을 표현할 수 없기에 단어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둘이서 즐기고 웃는 것조차 죄악으로 여기는 모습에서 딸을 먼저 보낸 부모의 심정을 조금 엿볼 수 있었다.

 

책의 제목과 같은 단편인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머리를 깎으러 들어간 손님에게 나이가 많은 이발사가 머리를 깎으며 자신이 살아온 지난 삶을 독백의 형식을 하나둘씩 풀어내는데 말미에 손님과의 관계를 암시하는 대목이 나와 재미있게 본 편이다.

 

유명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인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처럼 행복해 보이는 가족보다 결핍이 있고 아픔이 있는 가족사를 보면서 우리는 가족의 소중함을 더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속의 아픔을 가진 가족 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3. 더 알아보기

(1) 나오키상

나오키산주고상(直木三十五賞), 또는 나오키상(直木賞)은 일본의 나오키 산주고를 기념하여 대중문학 작가에게 시상하는 문학상이다. 문예춘추사의 사내 단체인 일본문학진흥회가 주최하고 있다. 일본 대중소설 작가에게 있어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이라 할 수 있다. 1935년 첫 수상자를 배출하였다. 다른 대중문학상으로는 아쿠타가와상,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야마모토 슈고로상, 닛타 지로 문학상 등이 있고 특정 장르에 관한 상으로는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성운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