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자
- 이청준
- 출판
- 문학과지성사
- 출판일
- 2012.09.28
1.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 이청준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사상계』에 단편 「퇴원」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후 40여 년간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 『당신들의 천국』 『낮은 데로 임하소서』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 『춤추는 사제』 『이 제 우리들의 잔을』 『흰옷』 『축제』 『신화를 삼킨 섬』 『신화의 시대』 등이, 소설집 『별을 보여드립니다』 『소문의 벽』 『가면의 꿈』 『자서전들 쓰십시다』 『살아 있는 늪』 『비화밀교』 『키 작은 자유인』 『서편제』 『꽃 지고 강물 흘러』 『잃어버린 말을 찾아서』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등이 있다. 2008년 7월, 지병으로 타계하여 고향 장흥에 안장되었다. (출처 알라딘)
(2) 소록도(小鹿島)
소록도는 전라남도 고흥군 도양읍에 속하는 섬이다. 섬의 이름은 그 형상이 작은(小) 사슴(鹿)과 같다고 하여 붙여졌다. 고흥 반도 끝의 녹동항에서 배로 5분 거리에 있다. 소록도에 한센병 환자들이 모인 것은 구한말 개신교 선교사들이 1910년 세운 시립나 요양원에서 시작됐다. 1916년에는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조선총독부가 소록도 자혜병원으로 정식으로 개원했다. 일제강점기에는 한센병 환자를 강제 분리·수용하기 위한 수용시설로 사용되면서, 전국의 한센병 환자들이 강제 수용됐다. 소록도 안에는 일제강점기 한센병 환자들의 수용 생활의 실상을 보여주는 소록도 검시실, 감금실과 한센병 자료관, 소록도 갱생원 신사 등 역사적 건물과 표지판 등이 남아 있다. 이곳에는 수녀로서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았던 고흥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사택이 있다. (출처 위키백과)
(3) 차례

2. 당신들의 천국
‘장티푸스환자는 병이 나으면 환자가 아니지요. 나병환자도 병이 나으면 문둥이가 아닙니다. 그런데 나환자만은 죽을 때까지 환자 취급을 당하니 딱한 일이 아닙니까. 그래서 육지에서 살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바다라도 메워 살면 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병원을 세웠다는 조창원 전(前) 소록도(前) 병원장을 모티브로 하여 쓴 소설이다. 온갖 차별과 멸시를 받으며 쫓겨난 나환자들의 섬 소록도가 주무대이니 소설에 서린 한이 얼마나 깊은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소설은 ‘새 원장이 부임해 온 날 밤, 섬에서는 두 사람의 탈출 사고가 있었다.’로 시작을 한다. 병원장으로 부임해 온 현역 장교인 조백헌 대령은 취임식, 회의는 뒷전으로 미뤄둔 채 탈출 지점을 먼저 돌아본다. 환자들이 배를 타고 한번 건너오기만 하면 다시는 살아 돌아갈 날이 오지 않는다는 한 서린 해협을... 그리고 알 수 없는 증오로 이글거리는 눈빛을 가진 남자 원생들도 만난다.
게다가 다른 병원 요원과 달리 섬에선 죽은 자들만이 말을 하고 살아 있는 사람들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죽은 자들만이 가장 정직한 말을 한다는 말로 섬사람들에게 널리 만연한 불신과 배신의 풍조를 설명하는 보건과장 이상욱은 시간이 지날수록 원장의 비판자가 되어간다. 아마 그의 숨겨진 내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섬을 나환자들이 편히 쉬고 치료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한 조원장은 먼저 축구팀을 만들어 원생과의 불신을 지우려고 시도를 한다. 그것이 어느 정도 성공하자 원장은 자신이 품고 있던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고흥군 도양의 봉암반도와 풍양의 풍남반도의 중간 지점에 자리잡은 오마도를 디딤목으로 이어 막아 농토를 만들어 어두운 납골당의 절망 대신 꿈에 부푼 들판을 마련해 주자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임원장들의 수탈과 핍박에 불신감이 팽배해진 섬사람들과의 갈등은 예견되어 있었다.
주로 언급되는 전임 원장 주정수도 명분이나 동기에 잘못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명분이라는 건 언제나 힘 있는 자의 치기였다는 불신의 씨앗이 언급되면서 조원장 부임 후 섬에서 사라진 철조망이 보이지 않게 계속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았다. 또한 환자들 중 우두머리 격인 황희백 장로와의 대립도 깊어가지만 굳은 심지와 신념으로 그들을 설득한 조원장은 잦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간척사업을 진행해나간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간척지를 노리는 뭍사람들에 의해 조원장은 사업 도중에 섬을 떠나게 된다. 조원장은 섬을 떠나 마산병원에서 근무를 하다가 이상욱의 편지를 계기로 다시 섬에 들어와 음성나환자 윤해원과 건강인 서미연과의 결혼식 축사 연습을 하면서 이야기를 끝을 맺는다.
섬의 모양이 어른 사슴을 닮았다는 소록도(小鹿島). 이름과 모양만 예쁜 이 섬의 시퍼런 한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해한다고 하기에는 한이 너무 깊고 사무쳐 보였지만... “환자다운 환자들에게만 천국일 수 있는 천국, 환자로서의 불행을 스스로 수락하는 체념 위에서라야 비로소 천국일 수 있는 천국, 오직 그런 뜻의 천국(463쪽)”일뿐이라는 이상욱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존재의 믿음이란 궁극적으로 그 운명을 같이 할 수 있는데서만 생길 수 있다.(476쪽)”는 조백헌도, “자유라는 건 싸워서 빼앗은 것이 되어 이긴 자와 진자가 생기게 마련이지만, 사랑은 빼앗음이 아니라 베푸는 것이라서 이긴 자와 진자가 없이 모두 함께 이기는 길(395쪽)”이라는 황장로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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