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자
- 가스통 르루
- 출판
- 문학동네
- 출판일
- 2018.07.11
1.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 가스통 르루 (Gaston Leroux)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 1891년 잡지사 기자로 시작해 1894년 《르마탱》 신문사 기자가 된 뒤 언론인으로서 명성을 날렸으나 1907년, 저널리스트로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소설 집필에만 몰두했다. 미국의 에드거 앨런 포, 영국의 아서 코난 도일에 비견되는 프랑스 추리소설 작가로 꼽힌다. 『오페라의 유령』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그 외 대표작으로 『노란 방의 비밀Le Mystere de la chambre jaune』이 있다.
(2) 주요 등장인물 (책 뒷날개 인용)
○ 오페라의 유령 – 가면을 쓸 수밖에 없는 비극적인 운명을 타고났지만, 인간의 영혼을 사로잡는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음악 천사’, 복화술과 건축술, 마술에 능하며 천재적인 예술 감각과 용의주도함으로 파리 오페라하우스의 모든 것을 지배한다.
○ 크리스틴 다에 - ‘음악 천사’의 목소리와 ‘마법의 바이올린’에 빠져버린 아름다운 여가수, 자신을 사랑하는 유령에 대한 연민과 라울을 향한 사랑사이에서 갈등한다. 공연 도중 불 꺼진 무대 위에서 소리 없이 사라진다.
○ 라울 자작 – 크리스틴 다에의 연인. 다에가 오페라의 유령에게 납치되자 다에를 구하기 위해 비밀의 거울 문을 통해 지하 세계로 내려간다.
○ 페르시아인 – 유령의 정체와 과거를 모두 알고 있는 페르시아 사람. 유령을 추적해 그의 지하 은신처를 알아내고, 크리스틴을 구하려는 라울을 돕는다.
○ 필립 백작 – 라울 자작의 형. 라울과 크리스틴의 행방을 찾아 헤매가 오페라하우스 지하 호숫가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 몽샤르맹과 리샤르 – 오페라하우스의 후임 총감독들. 전임자들로부터 유령에게 매달 2만 프랑을 지급할 것과 5번 박스석을 내줄 것을 약속한 계약서를 넘겨받는다.
○ 지리 부인 – 5번 박스석을 담당하는 좌석 관리인. 유령에게 매달 2만 프랑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2. 오페라의 유령
『오페라의 유령』은 80개의 출연자 분장실, 110명의 합창단원의 분장실, 190명의 단역배우들의 분장실 및 2,531개의 문과 7,593개의 열쇠가 사용된다는 그야말로 블록버스터급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한 명의 프리마 돈나와 귀족 그리고 또 한 명의 유령이 펼치는 이야기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살이 있고 피가 흐르는, 살아 있는 존재였다. 비록 그가 진짜 유령, 혹은 죽은 자의 그림자를 완벽하게 흉내내기는 했지만 말이다.(9쪽)”
『오페라의 유령』은 ‘나’라는 화자가 오페라의 유령 사건을 추적하면서 쓴 회고록의 형식으로 위와 같은 첫 문장으로 시작된다.
오페라 하우스의 총감독인 드비엔과 폴리니의 퇴임식이 있는 날, 무대 장치 책임자인 조제프 뷔케가 목을 매달아 죽고 모두들 유령의 소행이라 어수선한 상황에서 지금껏 무명에 머물렀지만 순수하고 아름다운 금발의 미녀가수 크리스틴 다에는 그날의 공연에서 천상의 목소리를 보여주면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다. 마침 그 공연을 라울 드 샤니 자작이 보고 있었다. 라울은 크리스틴과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어 호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공연은 그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결과가 된다.
하지만 그는 오페라 하우스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 에릭의 상대가 되기에는 조금 부족해 보였다. 흉측한 외모와 놀라운 재주를 가진 유령, 에릭 역시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인물로 그녀에게 음악을 가르쳐주고 그녀를 주인공을 만들어 주는 등 그녀를 위해 헌신을 하고 있었다. 이렇듯 오페라 하우스의 지하라는 다소 어두운 배경이지만 영원한 사랑의 아이콘 크리스틴을 중심으로 그녀를 사랑하는 라울, 에릭의 이야기가 『오페라의 유령』이다.
게다가 유령의 정체를 밝히려고 유령의 전용석인 5번 관람석을 몰래 살피고, 유령의 수당인 2만 프랑의 행적을 추적하는 새로운 오페라 하우스의 감독인 몽샤르맹과 리샤르 콤비도, 오페라의 유령의 심부름을 해주는 충실한 좌석관리인 지리부인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리고 사건의 전모를 알려주는 페르시안도 등장한다. 그의 기록 덕에 에릭의 과거와 크리스틴의 행방불명에 대한 의문이 풀린다.
“사랑을 하면서 사랑을 받고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 불행해지는 것이다. (268쪽)”
라울 자작이 자신과 달리 크리스틴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한 것을 느끼고는 하는 말이다. 이 대사가 그동안 쌓아 온 라울의 얄미움이 상쇄시켜 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가장 짠하게 읽히는 인물은 아무래도 음악 천사, 오페라의 유령인 에릭이었다. 타인과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부모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하고 숨어 지내야만 했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지하의 궁전을 만들어 놓기도 하였지만, 결국은 자신의 손으로 사랑하는 이를 보내야만 하는 얄궂은 운명의 주인공 에릭이었기에 특히나 그가 페르시안에게 그녀와의 마지막을 이야기할 때에는 안타깝기까지 하였다.
“언제라도 그녀를 위해서라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어. … 크리스틴이 나와 함께 눈물을 흘려주었고, 우리 두 사람의 눈물이 하나로 합쳐졌으니까! (485쪽)”
소설 초반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퇴직하는 두 감독의 표정은 무척이나 유쾌해 보였다. 이런 것이 바로 파리의 방식이다. 너무나 슬프고 우울할 때 쾌활한 표정을 짓거나, 마음속으론 몹시 기쁘지만 짐짓 지루하고 무관심한 척하는 것. … 파리에서의 인생이란 가면무도회와도 같다. (59-60쪽)”
인생은 가면무도회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저자 가스통 르루가 살았던 100 100여 년도 전의 삶보다도 현재의 삶이 훨씬 더 가면에 가려져 있지는 않을까란 생각도 해보았다. 그럼에도 누구나 기겁을 할 만한 용모를 가지고 있지만 사랑 앞에서는 가면도 내던지고 자신의 진정한 모습으로 사랑을 고백한 에릭처럼 자신의 진정한 모습으로 대하여만 할 가치가 많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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