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유럽소설

소수의 고독 - 소수는 의심 많고 고독한 수다

 

1.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 파올로 조르다노 (Paolo Giordano)

이탈리라 토리노대학교에서 입자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물리학자이자 작가. 2008년 스물다섯 살에 발표한 첫 소설 소수의 고독으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스트레가상과 캄피엘로상, 머크 세로노 상을 수상하며 3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중견 작가에게 주로 수여되던 스트레가상을 최연소로 수상하는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소수의 고독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 46개국에서 출간되고 300만 부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2010년에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가 만들어져 제67회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 소수의 고독 차례

소수의 고독 차례

 

2. 소수의 고독

2, 3, 5, 7, 111과 자기 자신만을 약수로 갖는 자연수인 소수(素數)는 특별한 수이다. 오죽하면 소수를 'Prime Number'라고 할까? 비록 지금은 변신 트럭의 이름으로 유명하지만, 다양한 뜻을 가진 Prime이니 뭔가 특별해 보인다. 그래서 오일러를 비롯하여 리만, 메르센 등 많은 수학자들이 소수에 빠져 살았고 불규칙적으로 보이는 소수들 속에서 규칙을 찾으려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전해진다. 그럼에도 소수는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지 않은 채 아직까지 도도한 모습을 유지하며 그리스 신화의 세이렌처럼 많은 학자들을 홀리고 있다.

파울로 조르다노의 소설 소수의 고독의 두 주인공 알리체 델라로카와 마티아 발로시노는 소수와 같은 인물들이었다. 어릴 적 스키사고로 인해 불편한 다리를 가지고, 거식증을 가지고 학창시절 심한 괴롭힘까지 겪는 알리체나 같은 반 친구의 생일파티를 가던 중 정신지체를 앓는 쌍둥이 여동생 미켈라를 잃어버림으로써 자해적인 성격으로 변해버린 마티아, 그들은 스스로 세상에게 거부당하고 스스로 세상을 거부하는 오직 누구와도 어울리기 힘든 자신만의 수를 가지고 살아가는 소수(少數)였다. 자신들이 의도치 않게 어느 생일파티에서 만나게 되는 알리체와 마티아는 서로가 소수이기에 서로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1113, 1719와 같은 소수쌍(素數雙)을 쌍둥이 소수라고 부른다고 한다. 가운데의 짝수 때문에 만나지 못하는 소수쌍, 마티아는 알리체와의 사이를 쌍둥이 소수라고 생각을 한다. 가깝지만 실제로 서로 닿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쌍둥이 소수처럼... 하지만 그들은 쌍둥이 소수라기보다 각각 그 수와 1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과 자신만을 약수로 가지는 소수를 소인수분해를 하면 당연히 1과 그 소수자신만 나오듯이 마티아와 알리체의 삶을 소인수분해 해버리면 결국은 둘 밖에 남지 않는 것 같아 보였으니 말이다.

아픈 몸을 이끌고 간 병원에서 우연히 마티아의 동생과 닮은 여자를 보고는 필사적으로 쫓아가려다 기절한 알리체나, 외국대학에서 ‘넌 여기와야 해’란 간단한 문구가 적힌 사진을 받고는 중요한 논문도 제쳐두고 알리체를 찾아간 마티아나 그들은 영락없이 소수를 구성하는 1과 그 소수처럼 보였다.


마티아는 소수에 경의를 느끼는 이유가 소수는 의심 많고 고독한 수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누어지는 수가 없기 때문에 고독한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공동체를 속하지 않은 그들의 삶을 보면 고독해 보인다. 신체적인 문제로부터 유발되었건, 정신적인 문제로부터 유발되었건 알리체나 마티아는 고독해 보인다. 하지만 모든 소수에는 공통적으로 ‘1’이 있듯이 그들은 서로의 1을 공유함으로써 그 고독에서부터 버틸 수 있어 보였다.


소수라는 단어 때문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눈에 띈 소수의 고독을 보면서 문득 예전 신문기사에서 본 청년 고독사가 떠올랐다. 비단 그뿐 아니라 우리주위에는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여러 가지 이유로 세상으로부터 혹은 세상으로부터 거부당하거나 세상을 거부한 소수(少數)인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자연수와는 다르게 가장 고독해 보이는 소수(素數)1이라는 약수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 주위의 마티아와 알리체와도 공약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고독한 숫자들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