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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한국소설

아라의 소설 - 보편적이면서 보편적이지 않은 디테일들

 
아라의 소설
정세랑 미니픽션 〈아라의 소설〉이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아라의 소설〉은 작가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엽편소설집’으로, 작가의 등단 초기인 2011년부터 불과 몇 개월 전의 작품까지 긴 시기를 두고 다양한 매체에 발표한 짧은 소설을 실었다. 200자 원고지 20~30매의 엽편(葉片)에서부터 70매에 달하는 단편소설까지 다양한 분량의 작품이 담긴 〈아라의 소설〉은 단순히 ‘짧은 소설’ 혹은 ‘엽편소설’이라는 말로 다 전달할 수 없는 넓이와 깊이가
저자
정세랑
출판
안온북스
출판일
2022.08.24

아라의 소설

1.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 정세랑

2010판타스틱에 단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3이만큼 가까이』로창비장편소설상을, 2017피프티 피플로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다. 소설집 옥상에서 만나요,목소리를 드릴게요, 장편소설 덧니가 보고 싶어, 지구에서 한아뿐, 재인, 재욱, 재훈,보건교사 안은영, 시선으로부터,, 산문집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가 있다.

 

(2) 아라의 소설 차례

아라의 소설 차례, 출처 알라딘

 

2. 아라의 소설

50m 달리기를 할 때와 1km 달리기를 할 때에는 보폭이나 호흡 등 많은 것이 다르다. 어쩌면 달린다는 것만 공통점이 있을 뿐이고 달리기와 수영만큼이나 다를지도 모를 일이다.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을 읽는 것도 이와 같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앞선 서사와 사건을 곱씹어 가면서 읽게 되는 장편소설과는 달리 단편소설은 단숨에 읽어야 제 맛인 것 같다. 그러면 꼭 되새김질처럼 다시 떠오르는 소설이 생각나게 마련이다.

 

주로 장편소설을 읽기에 아직 읽은 단편소설을 많지 않지만, 어느 예능에서 김영하 작가가 자신의 단편을 일부만 교과서에 실리는 것을 거부하면서 밝힌 이유인 단편은 작가가 한 편을 다 읽었을 때 하고 싶은 말을 알 수 있다는 말을 이제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며칠 전 도서관에서 발견한 정세랑 작가의 미니픽션 아라의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조금 더 들었다.

 

처음에는 ‘미니픽션’이라는 말이 궁금해서 집어 들게 된 소설이다. 작가가 지난 10여 년간 여러 곳에 발표한 엽편(葉片) 소설을(葉片) 모은 책이다. 소설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작가의 말의 일부이다.

 

원고지 5매에서 50매 사이의 짧은 소설은,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 듯합니다. 저는 좋아하는 쪽에 속합니다. 이렇게 모아보니 10여 년에 걸쳐 각기 다른 지면에 발표했지만 하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져 신기합니다. 이어지고 닮은 부분을 함께 발견해주셨으면 하고 묶었습니다. 긴 분량의 소설들보다 직설적인 면이 두드러져, 다정한 이야기들은 더 다정하고 신랄한 이야기들은 더 신랄합니다. 부드러운 진입로가 필요 없는 분량이어서 그렇겠지요. 그 완충 없음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213쪽)

 

그런 완충 없는 이야기가 19편 가운데 시가 2편이 실려 있다. 한 편 한 편 끝맺을 때마다 작품에 대한 작가의 해설이 그 작품의 이해를 더 높여주었다. 특히 받침 없는 이름을 찾다가 고른 이름이 마음에 들어 여러 번 쓰게 되었다는 ‘아라’가 자주 나온다. 과감한 주인공에게 자주 붙이는 이름이라고 하는데 각기 다른 ‘아라’‘아라’ 인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같은 인물인 것 같기도 하다. 작가가 말한 이어지고 닮은 부분이 이런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카페인에 민감해져 커피를 점점 못 마시는 몸이 되어버리는 주인공의 이야기인 A side‘10, 커피와 우리의 기회와 출판계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고 하는 B side아라의 우산’ 편이’ 가장 재미있었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단 숨에 읽어가면서도 닮은 듯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이 이야기들이10여 년에 걸쳐 나왔음을 잊을 수 있었다. 이동하는 시간에 웹툰을 자주 봐서 그것을 대체하려 고른 단편 소설이지만 아이러니하게 한 번에 다 읽어 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정세랑 작가의 글 이렇기에 좋아하나 보다.

 

 

“……과찬하자. 아주 아주 조금만 과찬해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