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오기와라 히로시
- 출판
- 모모
- 출판일
- 2021.09.26

1. 소문
'한밤중에 남자와 둘이 히몬야 공원에 가면 후드 달린 새까만 레인코트를 입고 마스크를 쓴 남자가 나타나 남자는 때려눕히고 여자만 잡아가고 여자애 발을 잘라간다. 단 뮈리엘에서 나온 로즈 향수를 뿌린 애들은 건드리지 않는다.'
시부야 구 주변에 살거나 통학하는 여학생을 중심으로 퍼진 소문이다. 이건 컴사이트 사가 뮈리엘 사의 의뢰를 받아 입소문의 형식으로 광고를 하는 방편에서 나온 소문이다. 의뢰를 받은 광고의 효과를 위해서라면 경쟁사에 대한 허위 비방도 서슴지 않는 컴사이트 사의 사장 쓰에무라는 WOM(Word Of Mouth), 즉 입소문을 자신의 전략으로 자주, 효과적으로 사용한다. 이런 근거 없는 소문이 마음이 불편하다는 도쿄에이전시의 니시자키에게 쓰에무라는 마음이라는 게 어디 있냐면서 사람에게 마음 같은 것은 없으며 인간을 움직이는 곳은 두뇌로 인간이란 윤리나 이치 따위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는 반문을 한다. 이런 다소 위험하기까지 한 생각을 가진 쓰에무라지만 그녀의 광고는 늘 좋은 실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니시자키의 불편함은 손쉽게 무시되었다.
그러나 며칠 뒤 실제로 발목이 절단된 여고생의 변사체가 발견되면서 소문이 현실이 되는 문제가 시작된다. 5년 전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고 여고생인 딸과 함께 살고 있는 메구로경찰서 형사과의 고구레 유이치는 자신의 딸 또래의 소녀가 발목이 절단된 채 이마에 의문의 글자를 남기고 사망한 변사체를 보면서 범인을 꼭 잡겠다고 희생된 소녀에게 다짐을 하지만 수사는 난항에 빠진다. 더군다나 고구레의 파트너는 자신보다 후배이지만 계급은 높고 더군다나 여형사인 나지마이다. 하지만 처음 배정되었을 때의 어색함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노련한 파트너십으로 바뀌면서 조금씩 진실에 접근한다.
하지만 시간은 범인의 편인지 또 다른 희생자가 발견되고 공교롭게도 이번에는 고구레의 딸 나쓰미의 친구가 희생된다. 어쩌면 자신의 딸도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고구레는 형사의 입장과 아버지의 입장에서 나름의 최선을 다하지만 또다시 세 번째의 희생자가 발견된다. 그동안의 피해자와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2009년 국내에 처음 출간된 되어 최근에 복간된 오기와라 히로시의 『소문』은 이렇게 광고를 위해 만든 소문이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아무래도 살인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이기 때문에 변사체가 나올 수밖에 없지만 발목을 잘라간다는 그 수법이 잔인하고 연쇄적으로 살인이 나오기에 읽기에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주인공인 고구레와 나지마가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지고 있다.
책의 소개의 글에는 다음의 문장이 있다.
‘마지막 한 문장을 읽는 순간 모든 이야기가 뒤바뀌며, 처음부터 다시 읽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사로잡힐 수 있습니다.’ 이 소개와 같이 미스터리 소설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반전이 나름 시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그 반전을 이끌어내는 과정의 개연성이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의 후반에 범인이 사건을 일으키는 동기 등이 나오기는 하지만 차라리 다른 정보들과 함께 소설을 초반부에 그러한 이야기가 있었다면 반전이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들이 던지는 미끼를 덥석 잘 무는 독자로서 이번에는 그 미끼를 발견하기도 어려웠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아쉽기도 하였다.
2. 저자 소개 - 오기와라 히로시 (荻原 浩)
1956년 사이타마 현에서 태어나 세이조 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광고회사를 거쳐 프리 카피라이터로 활동하다가 “아무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나의 문장을 쓰고 싶다”라는 마음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1997년 처음으로 쓴 장편소설 『오로로 콩밭에서 붙잡아서』가 제10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다. 미스터리, 시대, 가족, 호러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테마에 도전해온 오기와라 히로시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소중한 기억을 잃어가는 50대 중년 남성을 그린 『내일의 기억』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가히 신드롬을 일으켰고 야마모토 슈고로 상과 서점대상 2위를 차지하며 문학성과 대중성을 공히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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