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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한국소설

더블 - 두 구의 시체, 두 명의 살인자

 
더블
K-스릴러 대표작가 정해연의 데뷔작이자, 중국과 대만 등에서 번역 출간된 《더블: 두 구의 시체, 두 명의 살인자》가 서슬 퍼런 광기의 현장 속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이 소설은 드라마 시리즈로도 제작이 확정된 2023년 상반기 최대 기대작이다. 사이코패스VS사이코패스의 대결이라는 과감한 설정으로 장르소설 독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이 소설은, 정해연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엄청난 흡인력으로 마치 작중 인물들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저자
정해연
출판
해피북스투유
출판일
2023.01.10

 
10년 전, 세상을 놀라게 할 만큼 끔찍한 사건을 저지른 범죄자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었다는 이야기를 방송에서 보고 이 소설을 썼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 이야기가 아직도 쓰일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것이 씁쓸하다. (5쪽)
 
정해연 작가의 소설 『더블』‘작가의 말’은 위 문장으로 시작한다. 최근 뉴스에는 반사회적 행동, 공감 능력과 죄책감 결여, 낮은 행동 통제력, 극단적인 자기 중심성,, 기만 등과 같은 성향이 높은 사람, 즉 사이코패스(psychopath)가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문제는 이러한 사이코패스들은 작가의 말처럼 아주 평범하다 못해 훌륭한 이웃을 수 있다는 점이다.
 
소설 『더블』의 주인공 현도진은 사이코패스이다. 소설의 시작을 그가 저지른 살인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성향을 한 마디로 정의하는 문장이 나온다.
 
차에 올라타 종량제봉투를 조수석에 던졌다. 시동을 걸기 전, 그는 크게 숨을 내뱉었다. 긴장된 탓이 아니었다. 온몸을 채우는 황홀감이 자신을 터뜨려버릴 것 같았다.
그녀의 죽음, 그녀의 아파트, 그 어디에도 그의 흔적은 없다.
모든 것은 그의 계획 아래 간단하게 끝났다.
살인은 생각보다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 (14쪽-15쪽)
 
재미있는 것은 주인공 현도진의 직업이 경찰청 강력반 형사라는 점이다. 경찰조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잘 아는 그는 살인 현장을 훼손한 후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간다. 그리고 알리바이를 만들 겸 휴가를 얻어 직장인 송파경찰서를 떠난다. 같이 여행을 갈 일행을 자기 손으로 죽여 버린 건 예정에 없었지만...
 
혼자 떠난 여행의 숙소에서는 비릿한 냄새가 났지만, 오전에 내린 비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하룻밤을 보낸다.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여행가방 안에 든 물과 식료품 등을 정리하기 위해 싱크대 문을 여는 순간 그곳에서 구겨진 시체 한 구를 발견한다.
 
소설의 도입부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소설 『더블』은 범인을 찾는 추리소설이 아니다. 이미 범인의 신상과 이름을 밝히고 이야기를 시작하니까... 그리고 두 번째 사이코패스도 소설의 초반이 지나가면 짐작할 수 있고 중반부에 등장한다. 그렇기에 추리소설이라기보다 스릴러 소설 쪽이 맞을 것 같다. 그럼에도 쫄깃(?)하게 소설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사이코패스의 심리가 잘 드러나기 때문인 것 같다.
 
언젠가 김영하 작가는 예능에서 북유럽에는 잔인한 스릴러 소설이 인기가 높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이유가 인상적이었는데 행복 지수가 높은 살기 좋은 나라이기에 그러한 범죄나 스릴러를 소설로 즐긴다는 것이다. 『더블』의 정해연 작가는 끔찍한 범죄를 일으킨 자가 너무도 평범한 것을 보고 이 소설을 썼다고 했다. 사이코패스가 범죄를 저지르는 이런 이야기는 뉴스나 기사가 아닌 소설로만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