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저자
- 콜슨 화이트헤드
- 출판
- 은행나무
- 출판일
- 2020.12.11
1. 저자 소개 - 콜슨 화이트헤드 (Colson Whitehead)
1969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나고 자랐으며, 하버드대학을 졸업했다. 흑인 여성 최초의 엘리베이터 조사관 라일라 메이 왓슨이 가상의 도시에서 추락 사고의 진실을 찾아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소설 《직관주의자》(1999)로 데뷔한 뒤, 두 번째 작품 《존 헨리의 나날들John Henry Days》(2001)로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여섯 번째 소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로 2016 전미도서상과 2017 퓰리처상·앤드루카네기메달·아서클라크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 〈타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됐다. 《니클의 소년들》(2019)로 ‘자신만의 미국 고전 장르를 창조해가고 있다’는 극찬을 이끌어내며 2020 퓰리처상·오웰상, 2019 커커스상을 받으면서 퓰리처상을 두 번 수상하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다.
2. 니클의 소년들
어느 정도 집이 완성되어 이웃집 사람들을 초대하기로 한다고 가정하자. 다 쓰러져 가는 집을 그나마 보기 좋게 만든 것을 어서 자랑하고 싶은데 문득 유독 꼬질꼬질하고 말을 잘 듣지 않게 생긴 아이가 눈에 띈다. 몇 번을 씻기고 다그쳐도 좋아지지 않는다. 이웃집 초대 날짜는 다가오는데 말이다. 초조해진 부모는 꾀를 낸다. 어차피 아이들은 많으니 이 아이는 헛간에 가둬두자고...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다. 집과 부모를 국가로, 이웃집 초대를 올림픽으로, 꼬질꼬질한 아이를 부랑인으로 바꿔 읽으면 88 서울 올림픽 전에 일어난 형제복지원 사건이 떠오른다. 이 사건은 아이를 헛간에 가두는 것을 넘어 온갖 인권유린이 자행되어 더 끔찍한 사건인 것을 빼면 말이다.
상과는 인연이 없이 살아서인지 상을 받았다는 작품은 웬만해선 찾아보는 나에게 퓰리처 상을 2번이나 받았다는 콜슨 화이트헤드의 소설『니클의 소년들』을 읽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니클의 소년들』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두 가지가 바로 형제복지원과 영화 <쇼생크 탈출>이었다. 20세기 중반의 극심한 인종차별이 더 가미가 되어 있긴 하지만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하면 안 되는 일을 하는 기록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한 전개를 가지고 있었다.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엘우드는 책을 읽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고 할머니의 양육이 더해져 말썽을 부리는 다른 흑인 아이와는 다르게 자랐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대학 교육을 받기 위해 향하던 중 어이없는 사건에 휘말려 소년볌들을 교화하는 ‘니클’로 가게 된다. 총 3부로 이루어진 『니클의 소년들』은 1부에서 엘우드의 성장과 니클로 가게 되는 사건이 2부에서는 니클에서의 생활이 3부에서는 니클에서의 나온 뒤의 삶을 그리고 있다.
소위 문제 청소년을 교화하는 목적인 니클이기에 그곳에는 백인 청소년과 흑인 청소년이 같이 수용되는 곳이다. 그럼에도 인종차별이 심한 1900년대 중반에는 그들을 분리하고 차별적인 대우를 한다. 교화라는 명목아래 자행되는 온갖 학대들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연설이 자주 인용되는 만큼 작가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해 보였다. 몇 개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반드시 우리의 영혼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중요한 사람입니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존재 이므로, 매일 삶의 여로를 걸을 때 이런 품위와 자부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39쪽)
우리를 감옥에 가둬도 우리는 여전히 당신들을 사랑할 겁니다. 우리 집에 폭탄을 던지고 우리 아이들을 위협해도, 조금 힘들기는 하겠지만, 우리는 여전히 당신들을 사랑할 겁니다. … 우리는 고통을 견디는 능력으로 당신들을 지치게 해서 언젠가 자유를 얻어낼 겁니다. (216쪽)
흔히 작가들은 첫 문장을 쓰기에 많은 공을 들인다고 한다. 따라서 책의 내용만큼 첫 문장이 유명한 경우도 더러 있다. 톨스토이가 쓴 안나 카레니나의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그 이유가 제각각 다르다’, 카뮈가 쓴 이방인의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잘 모르겠다.’ 등 그 소설만의 특징을 한 눈에 보여주는 문장들이다. 『니클의 소년들』도 이에 못지않았다.
『니클의 소년들』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 녀석들은 죽어서도 골칫덩이였다”
차별과 폭력으로 얼룩진 곳에서 성장을 꿈꾸던 소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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