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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본소설

할머니와 나의 3천 엔 - 3천 엔을 어떻게 쓰는지에 달려 있는 사람의 인생에 관한 현실적인 이야기

할머니와 나의 3천 엔

 
할머니와 나의 3천 엔
히카 신작 “단숨에 읽었다.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라 멈출 수 없었다.” 신예희 작가 추천! 할머니는 말씀하셨다. “사람의 인생은 3천 엔을 어떻게 쓰는지에 달려 있단다.” “인생이 달려 있다뇨?” “그 정도의 소액으로 사는 것, 고르는 것, 하는 일이 쌓여서 그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간다는 뜻이지.” 유기견 입양과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절약생활에 돌입한 나, 알뜰살뜰 살림하고 육아하며 1천만 엔을 모으려는 언니, 남편과 자식에게 휘둘리지 않고 이제는
저자
하라다 히카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21.12.13

1.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 하라다 히카 (原田 )

2005리틀 프린세스 2로 제34NHK 창작 라디오 드라마 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고 방송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다. 2007시작되지 않는 티타임으로 제31회 스바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소설가로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경쾌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와 현 세태를 매력적으로 어우른 작품들은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폭넓은 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

(2) 차례

차례

2. 할머니와 나의 3천 엔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 중 하나로 돈이 있을 수 있다. 물론 돈이 없다고 삶이 당장 끝나지는 않지만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가지고 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는 필요한 것이 돈이다. 하라다 히카의 소설 할머니와 나의 3천 엔은 돈에 대한 걱정과 계획을 현대 일본을 살아가는 3대의 여성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먼저 사회초년생으로 중견IT 기업에 다니면서 바라던 독립을 한 미쿠라야 가()의 둘째 딸 미호는 최근 유능한 선배인 마치에씨가 정리해고로 회사를 떠나고 방황을 한다. 유기견을 입양하는 단체를 만나 강아지를 기를까 싶은 생각을 하던 미호는 유기견 단체가 요구하는 조건인 사육할 수 있는 ’, 건강한 신체’, 거기에 까지. 이 전부는 유기견을 기르든 말든 필요한 자신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고민에 빠진다.

 

다음으로 제목에도 나오는 73세의 할머니 고토코가 있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할머니는 연금으로 생활을 하고 있지만 혹시라도 자신이 아파 요양원에라도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남은 연금으로도 빠듯해 보여 걱정을 한다. 그러던 중 며느리인 도모코의 제안으로 오세치 요리(일본의 명절요리) 교실을 열고 수고비를 받는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돈이 필요한 것일까란 서글픈 생각을 잠시 하지만 감사의 인사가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하고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미호의 언니인 마호의 사연도 현실적이다. 마호는 일찍 결혼을 하여 딸을 두고 있는 가정주부이다. 소방공무원인 남편은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급여는 넉넉하지 못하다. 그리고 딸이 커감에 따라 돈이 들어가는 일은 점차 늘어가는 것은 분명해 보이고, 더군다나 빨리 결혼을 하면서 일을 그만 둔 자신과는 다르게 자신의 일을 오랫동안 하면서 화려하게 결혼을 한다는 친구들을 만나고는 자신의 삶을 조금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미호와 마호의 어머니인 도모코가 있다. 그녀는 전형적인 가정주부로 살아온 인물이다. 남편은 무뚝뚝하지만 그럭저럭 큰 사고를 치지 않고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그런 그녀는 암이라는 병을 치료하면서 친구 지사토의 황혼 이혼에 대해 듣게 된다. 이혼을 준비하는 친구의 사연을 들으며 자신의 노후에 대하여 생각을 한다.

 

그리고 늘 밝지만 아이를 가져 정착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야스오와 돈에 대해서 분별이 없어 보이는 부모로 인해 힘들어 하는 미호와 장래를 약속한 쇼헤이도 등장하지만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은 위의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딸 두 명 이렇게 네 사람이다.

 

“단숨에 읽었다.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라 멈출 수 없었다.”라는 띠지의 문구처럼 현실적인 이야기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토마스 만의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오르한 파묵의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 염상섭의 삼대등 집안의 삼대에 걸친 이야기는 종종 있었지만 모두 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아들로 이어지는 이야기였기에 하라다 히카의 할머니와 나의 3천 엔은 집안의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여성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어 더 현실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

 

미쿠라야 가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젊다고 걱정이 없는 것이 아니고 늙었다고 풍요로운 것도 아니었다. 모두가 자신만의 걱정과 근심을 가지고 살고 있지만 결국에는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상의하고 의논함으로써 하나씩 해결책을 찾아간다. 그런 것이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할머니와 나의 3천 엔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문장은 이것이다.

 

“사람의 인생은 3천 엔을 어떻게 쓰는지에 달려 있단다.”

할머니는 그렇게 말했다.

3천 엔? 그게 무슨 소리지?

중학생이던 미쿠라야 미호는 책을 읽다가 고개를 들었다.

“인생이 달려 있다뇨?”

“말 그대로야. 3천 엔 정도의 소액으로 사는 것. 고르는 것. 하는 일이 쌓여서 그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간다는 뜻이지.” (9쪽)

 

지금 환율로 3천 엔이면 3만원에 조금 모자라는 돈이다. 누구에게는 한 번의 유흥비로도 턱없이 모자라는 돈이고 또 다른 이에게는 1 주일의 생활비 일 수 도 있는 돈이다. 구체적인 돈의 액수보다 작은 일을 쌓여서 그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 간다는 말이 좋아 보였다. 인생을 만들어 간다는 작은 일을 이왕이면 밝고 긍정적인 일로 채우면 3천 엔의 돈이 아깝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