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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본소설

밤의 피크닉 - 같이 걸어서 특별한 밤

밤의 피크닉

 
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가 선사하는 세대를 초월한 청춘소설『밤의 피크닉』. 어른과 아이의 경계를 걷는 10대의 끝에서, 통과의례와도 같은 ‘야간보행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청춘예찬 감성소설이다. 무척이나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묘하게 팽팽한 긴장감과 수수께끼, 그리고 그리움어린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가 특유의 스토리텔링은 우리가 누구나 지니고 있는 집단무의식과도 같은 향수를 자아낸다. 밤을 새워 80킬로미터를 걷는 고교생활의 마지막 대이벤트 '야간보행제'. 모두 잡담
저자
온다 리쿠
출판
북폴리오
출판일
2013.07.22

1.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 온다 리쿠 (恩田陸)

기존 장르의 테두리에 갇히지 않는 유연하고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 한국에서도 이미 든든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보기 드문 진짜 이야기꾼으로 연간 200편의 도서를 독파하는 문자 중독자로 유명하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집필한 소설 여섯 번째 사요코로 데뷔했다. 이 책은 1991년 제3회 일본 판타지노벨 대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다. 서구식 추리물과 달리 평범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고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들로 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켜 온 온다 리쿠는 인간의 원초적인 상실감과 그리움을 일깨우는 묘사로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 불린다. 미스터리, SF, 호러, 청춘소설, 음악소설 등 장르를 넘나들며 매혹적인 이야기로 독자를 사로잡고 있다.

(2) 주요 등장인물

고다 다카코 고등학교 3학년으로 마지막 보행제에 참가한다. 니시와키 도오루와는 이복남매 관계로, 서로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니시와키 도오루 - 다카코와 같은 반 학생으로, 이복남매 관계이다. 겉으로는 차분하고 조용하지만, 하루빨리 독립을 하고 싶어 한다.

도다 시노부 - 도오루의 친구로 도오루와 함께 보행제를 끝까지 마친다.

유사 미와코 - 다카코의 친구로 다카코와 도오루의 관계 개선에 힘을 쓴다.

사카키 안나 고다 다카코 친구로 작년까지 그들과 함께 보행제에 참가하였다. 다카코를 위해 올해 보행제에 비밀스러운 선물을 던진다.

 

2. 밤의 피크닉

고등학교 3년을 돌아보면 매일 비슷한 일상을 보낸 것 같다. 그렇지만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옆 자리의 친구, 같은 학년의 모든 고등학생이 같은 입장이기에 그럭저럭 보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그런 상황이기에 수학여행이나 축제 등 1년에 한 번 있는 학교 행사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매일 같은 일상 속 단비 같은 날이었으니까.

 

온다 리쿠의 밤의 피크닉의 배경이 되는 북고(北高)에는 수학여행과 같은 행사가 없다. 대신 아침 여덟 시에 시작해서 다음날 아침 여덟 시까지80km를 걷는 ‘보행제’라는 행사를 매년 개최한다. 소설은 제목 그대로 밤새 걷는 행사에서 발생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은 고다 다카코와 니시와키 도오루의 같은 반이지만 그들은 이복남매라는 비밀이 있는 사이다. 도오루의 아버지가 이혼을 한 고다 어머니와 불륜의 관계를 가졌고 그렇게 같은 해에 다카코와 도오루가 태어났다. 그리고 그들은 중학생 때 도오루의 아버지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뒤 장례식에서 처음 만난다. 다카코는 도오루가 자신을 적대하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고 기억을 한다. 한편 도오루는 도오루대로 그 상황이 이해하기가 어렵다. 자신과 동갑내기 남매가 갑자기 아버지의 장례식에 나타나서 혼란스러운 것이다. 아버지가 다카코네 집으로 양육비 등을 주었다면 그나마 덜 불편할 수 있으나 다카코네 어머니는 사업 수완이 좋아 경제적으로 도오루 집보다 더 윤택한 환경이었던 것이다. 그러한 상황이었기에 도오루는 도오우 대로 다카코는 다카코 대로 서로의 골이 깊어지며 지내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같은 반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보행제가 열리는 가을까지 그들은 서로 말을 섞지 않고 지내왔다. 하지만 서로를 의식하는 것이 티가 난 탓인지 서로 사귀고 있다는 소문이 학교에 돌기도 한 참으로 애매한 관계다. 그런 그들에게 보행제가 다가온다.

 

테니스 부원으로 무릎부상을 입은 도오루는 무릎이 걱정이 되긴 하나 보행제를 절친 도다 시노부와 함께 하기로 한다. 반면 다카코는 역시 친한 친구인 유사 미와코와 함께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북고의 보행제는 진행은 이렇다. 24시간 동안 치러지는 이 행사는 밤중의 몇 시간짜리 선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전반의 단체보행과 후반의 자유보행으로 이루어진다. 단체보행은 말 그대로 반별로 이동하는 것이고 선잠을 자고 나서 전교생이 동시에 출발하는 자유보행은 마음이 맞는 이들끼리 골인 지점인 학교로 돌아오면 되는 것이다. 기록을 재긴 하지만 이는 운동부만 관심이 있는 것이고 대게 학생들은 친구들끼리 걸으며 그들만의 추억을 만드는 행사이다. 자유보행에서 제한된 시간이 지나면 버스로 이동을 하는데 학생들은 이 버스 행을 기피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보행제를 시작하면서 다카코는 작년 보행제를 함께 했지만 올해는 미국으로 떠나 함께 하지 못한 친구 사사키 안나의 말이 떠오른다.

 

모두 함께 밤에 걷는다. 단지 그것뿐인데 말이야.

어째서 그것뿐이 것이, 이렇게 특별한 걸까. (26쪽)

 

한창 예민하고 말랑말랑한 10대의 막바지에 친구들과 밤새 걷는 행사인데 특별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이상할 것 같다. 미국으로 떠난 안나는 다카코 일행에게 비밀스러운 선물을 투하(?)한다. 그 선물은 후반부에 다카코와 도오루의 관계 개선에 큰 역할을 한다.

 

다카코는 다카코대로 자신에게 내기를 걸어 도오루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려고 시도를 한다. 하지만 도오루를 짝사랑해 접근을 하는 우치보리 료코 때문에 기회를 놓치지만 친구들의 도움으로 도오루와 대화를 나눈다. 별것 아닐 수 있는 대화였지만 다카코도 도오루도 그동안의 앙금이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그렇기에 도오루는 다카코가 집으로 초대한 것에 그렇겠다고 답한다. 도오루와의 관계 개선에 한 발을 내디딘 다카코 앞에 보행제의 끝을 알리는 교문이 보일 때에 이러한 대목이 있다.

 

뭔가의 끝은 언제나 뭔가의 시작이다. (358쪽)

 

다카코와 도오루의 사이의 관계뿐 아니라 앞으로의 살아가는 것에도 통용이 될 것 같은 말이다. 우리의 삶은 분절이 되는 디지털이 아니라 쭉 이어지는 아날로그니까.

 

밤의 피크닉은 소설 내내 걷는 이야기뿐이다. 미스터리 소설도 많이 쓴 온다 리쿠의 소설치고는 밋밋할 수도 있는 소재이지만 앞서 안나의 말처럼 그럼에도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