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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일본소설

신의 카르테 1 - 서두르지 않아도 좋다. 대답은 항상 그곳에 있다.

신의 카르테 1

 
신의 카르테 1: 이상한 의사
지방의 작은 병원을 배경으로 주변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생생하게 보여준 장편소설 『신의 카르테』 제1권 《이상한 의사》. 현직 의사인 저자가 레지던트 시절에 쓴 데뷔작으로, 일본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들은 물론이고 서점 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지, 그리고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까지 한 몸에 받은 작품이다. 2011년, 2014년에 사쿠라이 쇼와 미야자키 아오이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다. 시나노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대학병원 의국이 아닌 아웃사이더의 길을 선택해
저자
나쓰카와 소스케
출판
아르테(arte)
출판일
2018.05.02

1.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 나쓰카와 소스케 (夏川草介

1978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신슈대학 의학부를 졸업했다. 현재 나가노현에서 지역 의료를 위해 힘쓰고 있다. 나쓰카와 소스케라는 이름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을 합친 펜네임으로, 나쓰는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카와는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 스케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소는 나쓰메 소세키의 단편 풀베개(草枕)에서 따왔다. 2009신의 카르테로 제10회 쇼가쿠칸문고 소설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2) 차례

차례, 출처 알라딘

2. 신의 카르테 1

구리하라 이치토란 내과의가 겪는 이야기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혼조병원이라는 지방병원에서 대학병원 의국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알코올중독자와 말기암환자들을 보살피면서 5년을 보낸 일종의 과도기 적인 내과의가 주인공이다.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던 점 중의 하나는 등장인물에 대한 묘사와 별명들이다.

 

물론 주인공인 이치토 본인의 관점에서 보고 붙인 별명들이다. 소화기 내과의 베테랑이며 이치토의 상관격인 왕너구리 선생, 병원에서 사흘 철야를 하거나 사흘 내리 집에서 쉬어도 겉모습으로는 판단이 안 되는 늙은 여우 선생, 이치토가 사는 원래는 여관이었으나 지금은 하숙을 하는 지은 지 20년이 지난 목조저택 온타케소의 원주민인 화가 남작과 철학자 학자, 수련의 6개월 차여서 똥과 된장도 구분 못한다고 지은 똥 선생과 된장 선생 등 다채롭고 우습지만 실제 이름이 끝까지 나오지 않는 이도 있다.

 

물론 이치토도 주위에서 보기에 반듯하고 정형적인 의사는 아니다. 한자로 一止(하나에 멈추다)로 쓰는데 합치면 바를 정()이 되는 조금은 생소한 이름(어차피 나에게는 나카무라가 아니면 다 생소한 일본식 이름이다)을 가진 이치토는 어려서부터 나쓰메 소세키의 영향을 받아 말투가 고풍스러워 주위의 시선을 받는다. 그런 그가 대학 의국으로 들어 오라는 권유를 받고 최신 의료를 공부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 아픈 이들을 돌볼 것인가 고민을 한다. 좋은 의사가 되고 싶지만 무엇이 좋은 의사를 만드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것이 이야기의 큰 틀이다.

 

나무에서 인왕을 조각하는 것이 아니라 인왕을 끄집어낸다는 불사의 이야기처럼 답은 항상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담낭암 환자 아즈미 씨를 떠나보내면서 깨닫게 되는 이치토는 다른 방법을 선택하여 조금이나마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지만, 침대위에서 안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옥상으로 외출을 허락하였고, 소화기 출혈이 있는데도 본인이 원한 카스테라를 선물하고, 갑자기 악화되는 상황에서 수혈도 하지 않고 아즈미씨의 죽음을 지켜보며 자신이 할 일을 결심한다. 결심을 하고는 아내와 걸어가면서 되뇌이는 이야기 맺음말이 기억에 남았다.

 

긴 인생이다. 조만간 또 다시 길을 잃고 방황할 때가 있을 것이다.

우왕좌왕 돌아다니고 하찮은 일에 사로 잡혀 고뇌할 때도 있을 것이다.

바로 그때, 나는 소리 높여 외치리라.

멈춰서서 가슴을 펴고 망치를 휘둘러라!

발 밑의 흙에 무심히 정을 갖다 대라!

서두르지 않아도 좋다.

대답은 항상 그곳에 있다. (25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