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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유럽소설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 - 19세기 천재 수학자 리만과 그의 일생을 뒤좇는 한 남자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
19세기 천재 수학자 리만의 평전을 쓰는 한 수학교수의 흔들리는 일상을 포착한 소설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 천재 수학자의 평전을 준비하던 수학교수의 실종이라는 독특한 설정에 일기, 사건 기록, 역사 기록 등이 혼재된 지적 미스터리다. 수학계에 난제를 남기고 떠난 리만의 평전을 써내려는 한 수학교수. 평생 수학 공식과 씨름하며 살아온 그는 평전을 위해 글쓰기 강좌를 등록하고, 리만에 관한 기록들을 살펴본다. 그러던 중 같은 강좌에 다니는 독일어 강사
저자
아틀레 네스
출판
비채
출판일
2011.04.08

1. 저자 소개 - 아틀레 네스

1949년 노르웨이의 아스킴에서 태어났다. 오슬로 대학교 졸업 후 덴마크의 오덴세 대학교에서 노르웨이의 역사와 문화 등을 가르치며 작가의 길을 준비했다. 첫 장편 데뷔작인 늦여름(1987)은 극작가 입센이 인생의 황혼 무렵 오스트리아의 여름 휴양지에서 만난 한 소녀와의 짧은 만남을 그렸다. 그 후, 가상도시 피오레를 배경으로 한 시인이 겪는 갈등을 담은 움직이는 힘(1990), 화가 카라바지오에 얽힌 미스터리를 그린 의심 많은 토머스(1997), 노르웨이의 사회 결제적 발전상을 풍자적으로 그려낸 이너 트랙(2002), 19세기 천재 수학자 리만의 평전을 쓰는 한 수학교수의 흔들리는 일상을 섬세하게 포착한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2006) 등의 무게감 있는 소설들을 차례로 발표했다.

 

2.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

 

피타고라스 정리가 세제곱 이상에서도 성립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페르마는 그의 마지막 정리에 관해 증명을 하였으나 책에 정리할 여백이 부족하여 생략한다고 썼다고 전해진다. 덕분에 350여년이 지난 1995년에 이르러서야 영국의 수학자인 앤드루 와일스가 증명하기 전까지 난제로 남아있었다. 이와 같이 수학계에는 다양한 난제가 많다. 영화 어메이징 메리에서 등장하는 나비에-스톡스 방정식이나 최근 러시아 수학자인 페렐만에 의해 증명된 푸앙카레의 추측 등이 널리 알려진 수학 난제이다. 하지만 그중 가장 돋보이는 난제는 아마 '리만가설'이 아닐까 한다..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베른하르트 리만...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수학자 존 내쉬의 일대기를 그린 뷰티풀 마인드’ 에서 후반부에 노인이 된 내쉬와 어느 한 학생이 도서관에서 만나는 장면에서 대화의 주제가 되는 내쉬가 도서관 창문에 써놓은 것이 리만 가설이다. 이처럼 수학과 관련된 영화나 드라마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난제를 남기고 간 리만의 이야기이어서 제목만 보고는 집어 들게 된 책이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이다. 리만이 186639세의 짧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요절하면서 메모 등을 증거를 불태웠다고 전해져 15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난제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노르웨이의 작가가 쓴 소설답게 주인공은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티리에 라이트너 후세라는 교수이다. 요절한 수학자인 리만보다 나이가 많은 43세인 그도 마흔 살까지 연령제한이 있는 수학자들의 금메달 필즈상을 위해 노력을 했으나 실패하고는 그의 스타 리만의 삶을 재조명하는 평전을 쓰기로 기획을 한다. 하지만 그런 그가 행방불명이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의 딸 빌데가 경찰서에 가져다준 CD속의 리만 평전의 노트로 이야기는 이어진다. 그의 노트에는 평전의 집필을 위해 등록한 작문강좌에서 할덴 대학의 독일어 강사 잉빌드와 불륜이라는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심리의 변화와 함께 일인칭 시점으로 자세히 기록해 놓고 있다. 어떻게 보면 제목을 리만의 비밀스러운 삶이 아니라 어느 수학교수의 비밀스러운 삶이라고 해야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리만의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던 나에겐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가난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리만이 고정 수입 없이 아버지와 남동생의 도움으로 박사 논문을 쓰는 과정이나 유독 수줍음이 많은 성격으로 경제적인 압박만큼이나 철저한 자기 자신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데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이 곳곳에 그려져 있고, 동시대 최고의 수학자로 평가받던 가우스나 라마누잔과 같은 한 시대를 풍미 했던 수학자의 이야기가 곁들여져 있어 수학자들이 삶에 대해 엿볼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다른 수학사책에서는 리만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논문 주어진 수보다 작은 소수의 개수에 관한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풀어가지만 주인공의 리만평전 초안은 그의 업적보다는 인간사, 생활사, 주변의 상황 등을 다루고 있었다. 2세기 전의 인물이지만 아직 까지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며 살아 숨 쉬는 리만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아직까지 증명되지 않은 리만의 가설과 같이 작가는 실종된 주인공을 끝까지 확인시켜주지 않는 미결의 상태로 글을 끝내서 균형을 맞추려고 한 것처럼 보였다. 특히 리만가설이나 제타함수 등 어려운 수학 정리를 몰라도 읽을 수 있는 글이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글에서는 위조된 문서라고 밝히고 있지만 묘사된 리만의 성격으로는 썼을법한 마지막 논문의 글이 인상 깊게 남았다.

 

우리가 수학을 신의 위치인 고차원에서 본다면, 의심한 바 없이 n차원 공간에서 소수가 신의 규칙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 사람들은 내 보잘 것 없는 논문이 환상이나 자기기만에 비롯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것은 나의 이기심과 자기중심적인 면을 강화시켜 옮기는 마력을 지녔고, 결국 타락의 길로 인도할 것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내 신앙에서 기인된 것이다. 모든 나의 죄악과 내가 맡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작은 기초를 멀리 할 수 가 없다.(27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