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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한국소설

악화의 진실 - 조선 경제를 뒤흔든 화폐의 타락사

 
악화의 진실
소설가 박준수가 조선 경제를 뒤흔든 화폐의 타락사를 그려낸 『악화의 진실』. 객관적이고 정확한 역사적 사실과 경제적 지식을 바탕으로 저술된 한국형 경제 팩션 소설이다. 1886년 고종 3년 좌의정 김병학의 건의에 따라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주도해서 발행되었다가, 1867년 고종 4년 사라지고 만 '당백전'이 조선을 몰락시키까지를 긴장감 있게 따라가고 있다. 당백전의 발행으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등 경제 시스템이 무너져버린 조선 후기의 정치와 경제적 상황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특히 당백전의 탄생과 소멸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거대한 진실에 다가서게 된 보민평시소 총책임자 '박일원'을 중심으로, 돈에 울고 웃는 인간의 참담하고 뜨거운 욕망의 본질에 접근한다.
저자
박준수
출판
밀리언하우스
출판일
2010.08.05

 

 

1. 악화의 진실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박준수

소설가. 경제학을 전공하고 무역 관련 일을 했으며, 전작으로 장편소설 악화의 진실 : 조선 경제를 뒤흔든 화폐의 타락사, 재상의 꿈이 있다.

 

(2) 당백전

866(고종 3) 11월에 주조되어 6개월여 동안 유통되었던 화폐로 모양과 중량은 당시 통용되던 상평통보의 5·6배에 지나지 않았으나, 상평통보보다 100배의 명목 가치로 통용시키기 위해 주조되었다.

 

당백전을 주조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당시 조선 정부의 재정 악화에 있었다. 재원 확보를 위해 원납전(願納錢호포제(戶布制) 등의 제도를 신설하기도 하였으나, 세도 정치이래 계속되어 온 삼정의 문란은 조선 정부로 하여금 만성적인 재정난에 시달리게 하였다. 그래서 비상 대책으로 당백전 주조를 단행하게 된다. 당백전 주조의 직접적인 동기는 재정난 타개에 있었으나, 소전(小錢)의 불편을 덜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 당시 통용되던 상평통보는 1매의 가치가 1()이었고, 1문은 단위가 너무 작아 고액 거래 등 유통하는데 많은 불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186611월부터 금위영(禁衛營)에서 당백전을 주조하기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6개월여 동안 1,600만 냥이라는 거액을 주조하였다. 실질 가치가 상평통보보다 5·6배에 지나지 않는 신화폐에 100배의 명목 가치를 부여한 화폐를 다량으로 주조·발행함으로써 일시적으로는 거액의 이득을 취해 응급한 국가 재정 수요에 충당할 수 있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2. 악화의 진실

 

권력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는 눈에 띄는 거대한 무언가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1865(고종 2) 흥선대원군은 임진왜란 이후 폐허로 남아있던 경복궁을 중건하기로 결심을 한다. 조선의 지도자가 되었지만 오랜 세도정치로 피폐해진 나라를 물려받았기에 눈에 띄는 무언가를 보다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지만 정권을 잡은 초기이기에 자신의 세를 과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병인양요(1866), 신미양요(1871) 등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은 자신만의 길을 가려고 하는 조선을 가만히 두지 않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흥선대원군의 몰락을 가져다준 당백전의 발행을 다룬 소설이 있다고 하여 찾아보았지만 아쉽게도 너무 늦게 알아 절판되고 중고매장에서 한 권을 구할 수 있었다. 박준수 작가의 악화의 진실이 그것이다.

 

1866년 불법으로 동전을 제조하는 일당을 잡은 호조의 소속 보민평시소의 책임자인 박일원은 불법 동전 제조꾼 중 한 명인 여지발을 붙잡아 압송을 하던 중 그가 의문의 독살을 당하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지금으로 치면 위조 지폐 발행인 불법 동전 제조 및 독살사건이 일어났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피폐해진 나라의 재정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면 숙원사업인 경복궁 중건을 차질 없이 진행시키기 위해 좌의정 김병학이 흥선대원군에게 당시 통용되는 화폐인 상평통보의 100배의 가치가 있는 당백전 유통을 건의하였고 이를 받아들여 당백전을 주조하고 유통시킨 6개월 남짓의 사건이다.

 

시장은 통(通)하는 곳이다. 사람들이 모여들어 서로 소통하고 물화가 모여들어 사방으로 흩어지니, 막힘이 없는 곳이다. 또한 시장은 욕망이 들끓고 서로 이익일 다투는 곳이다. (139쪽)

 

욕망은 인간의 근본적인 성질이므로 성리학의 나라인 조선이었지만 상인도 존재하였고 그중에서도 큰 금권을 가진 거대상인도 나오길 마련이다. 시전상인이 그들이고 그중 육의전은 금난전권 등의 권세를 부릴 정도였다. 육의전의 내어물전 대행수인 나징하도 그중 한 명이다. 나름의 정보망으로 나라에서 당백전을 유통하려는 정보를 입수한 나징하는 그것에 대비하려 한다..

 

결과적으로 당백전 발행은 실패한 정책이다. 경제가 받쳐주지 않은 고액화폐의 발행으로 조선은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발생하게 되었고 화폐 경제의 근간이 흔들렸다. 따라서 조선의 지도층은 당백전 유통을 6개월 뒤 중지시키고 만다. 이는 흥선대원군의 몰락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지만 정부는 발행을 금하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수많은 백성들이 그 짐을 짊어지게 된다.

 

경복궁 중건, 당백전 발행, 흥선대원군 세력의 약화와 명성황후 세력의 대두 등 단지 역사책에는 몇 줄의 서술로 기록이 되어 있다.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그 몇 줄의 서술의 함의를 알 수 있을 것이나 나로서는 비록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세상에 나온 소설이지만 이 소설을 통해서 당백전의 유통이 상인뿐 아니라 일반 백성에게 악영향을 미쳤는지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소설의 가운데 주인공 일원이 연암 박지원의 편지를 우연히 보는 장면이 있다. 편지는 연암이 그의 친구 김이소에게 보낸 것이었는데, 김이소가 우의정에 오르자 축하하기 위해 보낸 편지였다. 그중 별지에 있는 구절이 인상 깊었다.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동전을 상평(常平)이라 이름 한 것은 항상 물건 값과 균형을 이루고자 함이다.”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 그는 그 구절을 몇 십 번이나 반복하여 읽었다. 무슨 뜻일까? 물가와 돈의 균형이라…… 대체 균형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균형이 깨어지면 어떻게 될까? 균형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일원은 수많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250쪽)

 

화폐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내가 만원을 낸다면 만원의 가치에 맞는 재화나 서비스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나 뿐 아니라 재화나 서비스의 공급자도 알고 있어야 만원이라는 화폐가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일원이 고민한 균형이라는 것을 한 번 고민해보아야겠다. 역사를 배우고 익히는 것은 당백전, 육의전 등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어려운 단어를 익히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이와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좀 더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함이니까. 재미있게 읽은 소설인데 한아름 숙제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다.

 

3. 더 알아보기

(1) 북한의 화폐개혁

북한에서 20091130일 오전 11시부터 기습적으로 자신들의 화폐인 북한 원에 대해 벌인 '화폐개혁'. 구체적인 내용은 1130일부터 126일까지 구권 100원을 신권 1원으로 교환하는 것이다. 신권으로의 디노미네이션(화폐의 액면단위(額面單位)를 뜻하는 말 또는 이를 지정하는 화폐개혁 정책을 가리킨다. 대개 어떤 화폐의 실질가치에 대한 변동 없이 액면단위의 자릿수를 낮추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자체는 큰 문제가 없지만 교환 가능한 금액이 세대당 구권 1010만 원으로 제한이라는 불합리한 규칙이 북한 사회에 상당한 충격과 공황을 일으켰다. 이 사건 이후부터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자국 화폐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출처 나무위키)

 

(2) 화폐개혁 성공사례

1960년 이래로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을 단행한 사례는 6060여 회가 넘는다. 그 중엔 프랑스, 핀란드 등 유럽 선진국을 비롯해 한국도 포함돼 있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성공적인 리디노미네이션 사례로 꼽힌다.

 

1차 세계대전부터 이어진 인플레이션으로 대외가치가 낮아진 프랑스 화폐의 가치를 종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2005년 이후로 시계를 돌려도 성공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2005년 이후엔 터키, 루마니아 등 약 11개국이 화폐단위를 바꿨다.

 

그중에서도 터키는 대표적인 화폐개혁 성공 사례다. 화폐 액면가를 변경하면서 물가 안정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터키는 20051월부터 기존 화폐를 100만분의 1로 낮추는 동시에, 화폐 명칭 또한 리라에서 신 리라로 바꿨다. 200168.5%까지 달했던 터키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058.2%로 내려갔다. (출처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