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그레임 맥레이 버넷
- 출판
- 열린책들
- 출판일
- 2024.04.05

1. 읽기 전에
(1) 저자 소개 - 그레임 맥레이 버넷
1967년 스코틀랜드 킬마녹에서 태어났다. 글래스고 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에서 국제 안보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프라하, 보르도, 포르투 등지에서 영어 교사로 일했다. 2014년 첫 번째 장편소설 『아델 브도의 실종』을 발표했고 2015년 『블러디 프로젝트』, 2017년 『A35번 도로에서의 사고』를 발표했다. 『블러디 프로젝트』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2017년에는 선데이 헤럴드 문화상을 받아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작가로 떠올랐다. 그는 현재 글래스고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2. 사례연구
페르소나는 어떤 감독이 자신의 분신 혹은 상징처럼 애정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배우처럼 어느 영화감독과 배우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 가면극에서 배우들이 썼다가 벗었다가 하는 가면을 뜻한다는 페르소나(Persona)는 감독과 배우뿐 아니라 심리학이나 마케팅에서도 두로 쓰이는 말이다. 특히 심리학에서는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나타내는 용어를 뜻한다. 쉽게 말해서 남에게 보이고 싶은 나의 성격으로 MBTI의 내향형인 I형 성격을 가진 이가 외향형인 E형의 성격으로 보이려고 행동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페르소나나 더 나아가 다양한 인격과 같은 소재는 심리 스릴러의 단골 소재가 된다. 최근 도서관에서 발견한 스코틀랜드를 작가 그레임 맥레이 버넷의 『사례 연구』에도 이를 다루고 있다.
GMB라는 작가가 지금은 잊힌 1960년대 심리 치료사 콜린스 브레이스웨이트에 관한 글을 발견하고 이에 호기심이 생겼다는 것으로 시작하는 『사례 연구』는 자신의 언니의 죽음에 브레이스웨이트가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믿는 한 여성의 비망록과 브레이스웨이트의 일대기가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1960년대의 런던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당시의 시대적 문화적인 묘사도 독특했고 비망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재미있는 페이지도 있었다. 하지만 『사례 연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생소한 60년 전의 런던의 모습 보다 현실과 가상의 모호한 경계였다.
첫 번째 비망록의 시작에 이런 표현이 있다.
나는 브레이스웨이트 박사가 나의 언니 버로니카를 죽였다고 생각한다. (16쪽)
자살한 버로니카의 죽음에 브레이스웨이트 박사가 깊이 관여했다고 생각하는 나는 그의 상담실을 찾아 그의 심리 상담을 받는다. 재미있는 것은 나라고 등장한 주인공의 본명은 소설이 끝나는 내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그녀가 심리 상담을 위해 만들어낸 i가 아닌 y를 쓰는 리베카 스미스가 등장한다. 그리고 리베카라는 새로운 인격이 등장하는 것부터 그녀의 비망록 곳곳에는 진실과 거실의 경계가 모호한 장면이 여럿 등장한다.
리베카가 이야기를 이끄는 한 축이라면 다른 축은 브레이스웨이트이다. 각 비망록의 다음으로 이어지는 브레이스웨이트의 일대기를 통해 그가 어떤 인물인지 짐작할 수 있다. 한마디로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자기중심적인 인물로 다른 사람의 시선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인물이다. 네 번째 비망록의 리베카와 브레이스웨이트의 상담내용 중 일부이다.
그가 말했다. “우린 다 사기꾼이지. 당신도 사기꾼. 나도 사기꾼. 차이라면 난 내가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는 거야. 당신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면 훨씬 행복해질 거야.”
“하지만 진짜 자신이 아닌 사람이 되어서 뭐 하죠?”내가 말했다.
“스스로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삶이 되는 게 무슨 소용이지?”
맞는 말이었다. 아무 소용없었다. (313-314쪽)
스스로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삶이 되는 게 아무 소용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 무슨 심리 상담인가 싶다. 정신분열을 조장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까지 든다. 이러한 상담 역시 현실과 가상을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좋아하지만 이런 심리 스릴러는 낯선게 사실이다. 솔직히 손에 땀을 쥐는 쫄깃한 긴장감이 있다고는 말 못하겠지만 끝까지 읽는 내내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소설의 끝을 보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소설 『사례 연구』다.
3. 소설 속 비망록 중
소설은 한 여성의 비망록을 다루고 있는데 그 비망록의 사실성을 더하기 위한 장치가 종종 등장한다. 그중 페이지가 뜯긴 페이지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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